- 질의 :영화를 본 소감은.
- 응답 :“두 시간 반 동안 영화에 푹 빠져서 봤다. 우리 지역이 많이 나오니까 찾는 재미도 있더라. 대부분이 15분간의 주술의식 장면을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지만 나는 종구와 딸 효진이 섬진강 변에서 오카리나를 불며 대화를 나누던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영화의 초반부에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낚시를 하는 장면. 영화는 이 장면을 통해 관객에게 ‘미끼’를 던진다.
- 질의 :실제 곡성군은 영화 곡성과 어떻게 다른가.
- 응답 :"영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날카롭지 않은 산,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연환경, 시골 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곡성이다.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전남 지역을 대상으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범죄 없는 마을’을 선정했는데 60% 이상이 곡성에 있는 마을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인 종구의 직업이 경찰인데 실제론 경찰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순박하다.”

종구(곽도원)가 딸 효진(김환희)에게 머리핀을 선물한 곡성군 능파리 청림문구사(3,4)

실제 청림문구사.
- 질의 :군 이미지가 나빠질 거란 걱정은 안 했나.
- 응답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거 아니냐, 농산물이 팔리지 않으면 어쩌느냐고 걱정하는 분이 많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했다. ‘ 잘하면 돈 안 들이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말 제작사 측에서 찾아왔길래 (지명을) 쓰라고 했다. 영화 ‘해운대’를 보고 해운대에 매일 쓰나미가 몰려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화를 지역 홍보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무조건 활용해야 한다.”
| 유 군수 “실제로는 범죄 없는 마을”
주민 “곡성 오는 사람 많아졌으면”
군내에 극장 한 곳 없어 상영회 열기로

종구 일행이 탄 차량이 사고가 난 곡성군 구성~신풍 간 도로(5,6).
그가 기고문을 올린 것도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한 절박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 유 군수는 “고령화로 인해 매달 신생아 15명이 태어나는 반면 34명이 사망하는 실정”이라며 “2014년 7월 부임 뒤부터 강력한 귀농 정책을 펴 지난해 681명이 곡성으로 들어왔는데도 인구는 오히려 60명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 곡성에 온 사람들은 외할머니댁에 온 것처럼 포근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영화를 계기로 올해 곡성 인구가 단 한 명이라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곡성군 구성~신풍 간 도로.
군은 제작사 측과 협의해 조만간 주민 상영회를 열 계획이다. 곡성 내에 극장이 없어 영화를 못 본 주민들을 위해서다. 광주까지 가서 영화를 봤다는 강정숙(62)씨는 “바깥에선 구례·남원은 알아도 곡성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여. 영화 때문에 진짜 곡성이 어떤 곳인가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지믄 좋겄소”라고 말했다.
[S BOX] 영화 제목으로 지명 내세우는 까닭은
‘밀양·해운대·경주·파주’.
지명을 제목으로 내세운 한국 영화들이 요즘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영화에 현실성을 더할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2007년 개봉한 ‘밀양’은 실제 경남 밀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남편을 잃은 여주인공(전도연)이 아들과 함께 새 출발을 하러 가는 곳이 남편 고향인 밀양이다. 당시 전도연씨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밀양 관광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해운대’도 지명 덕을 본 대표적인 영화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2009년 여름 개봉했다.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광안대교·사직구장 등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했고 1000만 명 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영화 ‘경주’는 경주에 온 베이징대 교수(박해일)가 찻집 주인(신민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문단지, 고분릉 등 경주의 주요 관광지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찍었다.
‘밀양·해운대·경주·파주’.
지명을 제목으로 내세운 한국 영화들이 요즘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영화에 현실성을 더할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2007년 개봉한 ‘밀양’은 실제 경남 밀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남편을 잃은 여주인공(전도연)이 아들과 함께 새 출발을 하러 가는 곳이 남편 고향인 밀양이다. 당시 전도연씨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밀양 관광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해운대’도 지명 덕을 본 대표적인 영화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2009년 여름 개봉했다.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광안대교·사직구장 등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했고 1000만 명 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영화 ‘경주’는 경주에 온 베이징대 교수(박해일)가 찻집 주인(신민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문단지, 고분릉 등 경주의 주요 관광지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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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곡성=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