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반가사유상
입력 : 2016.05.25 03:00
일본 사람들은 그 불상을 "절대(絶對) 비불(秘佛)"이라고 부른다. 나가노현 젠코지(善光寺)에 있는 40㎝ 조금 넘는 삼존불(三尊佛)이다. 6세기 백제가 일본에 불교를 전할 때 신앙의 상징으로 함께 보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이다. 사찰은 6년에 단 한 번 불상을 공개한다. '불상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 때문에 사람들이 천리 길을 달려온다. 하지만 그들이 만질 수 있는 것은 법당 내 불상을 기다란 실로 이은 마당의 나무 기둥뿐이다. 그래도 수많은 사람이 기둥을 붙잡고 웅얼웅얼 소원을 빈다. 그 모습이 장관이다.
▶일본 나라(奈良) 호류지(法隆寺)에 있는 백제관음상도 천년 넘게 보존됐다. 2m가 넘는 팔등신에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이어간 목공의 섬세한 솜씨에 '백제의 미(美)란 이런 것인가' 하는 찬탄이 절로 나온다. 일본은 이 불상을 "구다라칸논(百濟觀音)"이라고 부르면서도 '일본 미학의 정수'로 세계에 자랑한다. 같은 절 금당(金堂)의 삼존불 역시 일본이 자랑하는 국보다. 7세기 작품인데도 작가 이름을 불상 뒷면에 새겼다. '도리(止利)'. 한반도에서 온 장인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나라(奈良) 호류지(法隆寺)에 있는 백제관음상도 천년 넘게 보존됐다. 2m가 넘는 팔등신에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이어간 목공의 섬세한 솜씨에 '백제의 미(美)란 이런 것인가' 하는 찬탄이 절로 나온다. 일본은 이 불상을 "구다라칸논(百濟觀音)"이라고 부르면서도 '일본 미학의 정수'로 세계에 자랑한다. 같은 절 금당(金堂)의 삼존불 역시 일본이 자랑하는 국보다. 7세기 작품인데도 작가 이름을 불상 뒷면에 새겼다. '도리(止利)'. 한반도에서 온 장인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나라는 일본 고대사의 중심이었다. 고대 전반기인 아스카(飛鳥) 시대는 한반도 문명을 받아들여 극적으로 비약했다. 아스카 지역을 걸으면 우리 고대인의 예술혼이 가슴에 와 닿는다. 어떤 유적·유물은 경주나 부여보다 오히려 풍부하다. 동북아 깊숙한 끝에 있어 외세의 분탕질을 피한 덕분일 것이다. 비교적 잘 관리해 온 일본의 공헌도 부정할 수 없다.
▶어제 일본 나라의 주구지(中宮寺)가 소장한 반가사유상〈사진 왼쪽〉이 우리 반가사유상〈사진 오른쪽〉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됐다. 역시 아스카 시대 작품이다. 호류지 백제관음상처럼 목조(木造)임에도 천년을 버텼다. 그러다 바다를 건너와 자신의 원류(源流)를 마주했으니 목상(木像)에 깃든 부처님도 미소 짓지 않을까. 일본 문화재라고 하면 흔히 왜구의 노략질이나 일제의 수탈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더욱 신선하고 반갑다.
▶일본 고대는 아스카를 거쳐 나라·헤이안(平安) 시대로 이어진다. 나라에 서 교토까지 역사 현장을 걸으면 한반도 문명의 흔적이 빠르게 엷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래문화를 소화해 빛나는 독자(獨自) 문화를 만들어가는 경로는 일본 고대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주구지 반가사유상은 일본이 그렇게 자립해 가는 문화사의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가 열린 마음으로 한·일 교류사(史)를 바라보는 긍정적 기회가 됐으면 한다.
▶어제 일본 나라의 주구지(中宮寺)가 소장한 반가사유상〈사진 왼쪽〉이 우리 반가사유상〈사진 오른쪽〉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됐다. 역시 아스카 시대 작품이다. 호류지 백제관음상처럼 목조(木造)임에도 천년을 버텼다. 그러다 바다를 건너와 자신의 원류(源流)를 마주했으니 목상(木像)에 깃든 부처님도 미소 짓지 않을까. 일본 문화재라고 하면 흔히 왜구의 노략질이나 일제의 수탈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더욱 신선하고 반갑다.
▶일본 고대는 아스카를 거쳐 나라·헤이안(平安) 시대로 이어진다. 나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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