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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봉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9. 27. 22:35

[전철로 가는 근교산] 지하철 중앙선 팔당역 예봉산(683.2m) 발 아랜 두물머리, 하늘엔 가을

월간마운틴 | 글•사진 최두열 전철산행전문가 | 입력 2013.09.25 16:11 | 수정 2013.09.25 16:15

 
 

↑ 예봉산에서 적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억새군락지가 가을을 반겨주고 있다.

 

팔당역~예봉산 정상~적갑산~사거리갈림길~주필거미박물관~운길산역… 약 11km

예전만 하더라도 예봉산은 서울에서 가기가 쉽지 않은 산이었는데, 중앙선 전철화로 용산역에서 곧장 갈 수 있어 무척 편리해졌다. 예봉산은 능선이 이어진 적갑산(561m)과 운길산(610.2m)을 함께 종주하는 코스로 유명하다. 산행을 하면서 두물머리와 강 건너의 검단산을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최근에 많이들 찾는다.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두물머리의 빼어난 경치는 전철표 한 장으로 누리기에는 과분할 정도의 그림이다. 산자락에 다산유적지와 '다산길'이라는 걷기 좋은 길도 있어 답사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조곡을 사이에 두고 운길산과 말발굽형의 산세를 종주하는 코스는 단연 인기. 다만 조곡의 긴 계곡 옆으로 난 포장길은 발바닥을 아프게 한다. 전철이 개통되어 최적의 전철산행지로 각광받는 예봉산~갑산~운길산 능선이다. 갑산(547m)과 적갑산(561m)에서 도심역으로도 갈 수 있다.

팔당역 1번 출구를 나오면 팔당대교 건너편의 검단산이 우뚝 서있고 왼쪽에는 남양주역사박물관이 보이는데 박물관 정문을 지나면 곧 예봉산 입구다. 철로 밑에서 예봉산까지 2.6km라는 표지가 나온다. 앞쪽의 나지막한 산이 그리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우측의 팔당2리 마을회관과 닭볶음탕으로 유명한 싸리나무집을 왼쪽에 끼고 조금 더 올라가면 작은 연못이 보인다. 연못을 감상할 수 있는 나무로 만든 길도 있다. 비 오는 날, 누군가와 함께 우산을 쓴 채 걷고 싶은 연못이다. 연못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은 율림고개(1.5km), 좌측은 예봉산(2.3km) 방면이다. 갈림길에 있는 등산 안내판을 보며 여정을 확인하고 소요시간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예봉산 쪽으로 향하면 소나무 숲에 들어서게 된다. 등산로는 새로 길을 낸 듯 정지작업을 한 흔적이 보이는데, 좌우의 큰 잣나무와 송림이 큰 산에 온 듯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렇게 20분 정도 오르면 사거리 능선에 도착한다. 도착 직전에 우측에 있는 봉분이 보인다. 사거리 이정표에 김영랑 시인의 시 한 수가 걸려있다. 등산화에 닳아 반질반질한 길이다.

↑ 중간 중간 쉬어가며 유유자적 예봉산을 오른다. 멀리 발 아래로 팔당대교가 보인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우측으로 오르면 10여분 뒤에 펑퍼짐한 장소에 도착하는데 한강과 검단산(657m)이 나뭇가지 사이로 뿌옇게 보이는 곳이다. 그곳을 지나서는 나무계단이 나오는데 무척 길다. 좌우로는 큰 나무들이 많다. 계단을 다 올라서면 또 마당 같은 곳에서 땀을 닦으며 검단산을 한 번 더 조망 할 수 있다. 섭돌이 드러난 험한 길을 다시 오르면 50m는 됨직한 긴 계단길이 갈지자로 꺾어지며 땀 좀 흘리게 한다. 계단 끝 전망대에서 뵈는 유장한 물줄기 건너의 하남시와 팔당대교가 정겹다. 전망대를 지나 단풍나무 한 그루가 멋지게 서있는 곳을 지나면 급하던 경사가 조금 완만해지더니 곧 예봉산 정상(683.2m)이다.

↑ 표지석이 있는 예봉산 정상. 이곳에서는 북한강을 조망하기에 좋다.

 

운길산 능선이 길게 펼쳐지며 굽이굽이 흐른다. 정상석 뒤로 펼쳐지는 두물머리의 그림 같은 풍광에 잠시 넋을 잃는 곳. 석양을 받아 붉게 물든 두물머리를 보고 있노라면 눈이 있다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왼편으로 철문봉이 0.7km 떨어져있다. 철문봉을 거쳐 적갑산, 운길산 종주를 할 수 있는 능선이다. 우측에는 벚나무쉼터가 있다고 표시되어 있는데 봄에 벚나무가 멋진 모양이다. 수종사로 유명한 운길산과 두물머리의 모습을 보며 잠시 세상일을 잊고 상념에 빠지고 싶지만, 땀을 흘린 상태라 가만히 있으면 금방 한기가 느껴지는 가을이다. 철문봉으로 향하는 길은 내리막이다. 줄을 잡고 아래로 내려가면 안부 왼쪽에 억새밭이 있다. 가을과 억새는 항상 어울리는 모습이라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헬기장도 있는데 자리도 넓어서 중식자리로 최고다.

곧 도착하는 철문봉(喆文峰ㆍ630m)에 깃든 사연 하나. 정약용ㆍ정약전 형제가 능내리의 집에서 능선을 따라 이곳에 와 학문의 도를 밝혔다고 한다. 예봉산 정상에서 0.7km 거리다. 철문봉에서 북쪽으로 능선만 따라가다 보면 무척 큰 나무들이 자주 나타나 걸음을 멈추게 한다. 능선이다 보니 좌우에서 불어오는 강바람 산바람에 흥이 난다. 기분 좋은 산길을 조금 가다보면 좌측으로 시계가 확 트인 곳이 나타난다. 옆에는 나뭇조각에 다선산장이라고 새겨 걸어놓은 허름한 곳이 나타난다. 비닐로 덮어 폭우 등 비상시에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인데,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표지기 몇 십 개가 나풀거린다. 능선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길 옆 좌측에서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가지를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게 변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우측으로 약간 꺾어진다는 느낌을 받으며 도착한 곳은 적갑산 정상. 정상석이 있어 쉽게 알 수 있는데 예봉산에서 1.9km 거리다. 새재고개 방면으로 가려면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가파른 곳에는 줄도 설치되어 있다. 예봉산~적갑산~운길산 능선의 등산로는 길이 대체로 좋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험한 곳에는 줄이 설치되어 있다.

↑ 예봉산 전망대.

철탑을 지나면 세정사로 빠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세제고개 이정표에서 세정사까지 1.7km, 운길산 정상까지는 3.5km라고 적혀있다. 약간 비탈진 길을 줄을 잡고 내려오면 고개 사거리에 도착하는데, 분기점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이 많다. 사거리에서 운길산역이 5.2km 거리로 다산길과 큰사랑산길 모두 이곳을 경유한다. 우측 아래의 숲이 우거진 길을 가다보면 작은 개울을 몇 개 건너게 되는데, 개울가에서 개망초가 몸을 흔들며 가는 여름을 부여잡고 있다. 굴참나무 등 우거진 나무들이 많이 자란다. 졸졸거리는 실계곡을 몇 군데 건너면 앞이 확 트이며 임도에 닿는다. 세정사가 1.2km 남은 지점인데 좌측은 계곡물이 흐르고 우측의 포장도로만 따라가면 된다. 차 옆에 텐트를 치고 가족끼리 야영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곡의 물소리가 점점 커지는데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수질오염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길 좌우에 있는 깨밭, 고구마밭, 수수밭의 정겨움이 어렸을 적의 향수를 자아낸다. 앞쪽에서 나타나는 주필거미박물관은 세계최대ㆍ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내건 만큼 전시물이 많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대부분인데 이곳부터는 오가는 차량이 더 많다. 박물관을 지나서는 길고 긴 길이 이어진다. 우측 계곡의 물소리와 논에서 익어가는 벼를 보면서 걸어도 나른해지는 길이다. 동국대 학술림과 장어식당 몇 곳을 지날 정도 되면 재미없는 포장길을 걷는 지루함이 얼굴에 묻어난다. 큰 계곡을 끼고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꺾어지면 중앙선 전철 아래를 통과한다. 좌측으로 난 길로 약 10분 정도 가면 반가운 운길산역의 모습이 나타난다.

information

주필거미박물관

운길산역에서 세정사 방면으로 큰길을 30분 정도 따라가면 도착한다. 운길산역에서부터 어린이들이 걷기에는 조금 먼 거리다. 거미전문가 김주필 교수가 설립한 자연사박물관으로 세계최초ㆍ세계최고를 표방한다. 광물전시관, 종유석전시관, 거미표본실, 곤충전시실, 화석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수 천 종의 거미표본과 곤충화석 등을 다량 소장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단체로 혹은 가족단위로 둘러보는 곳인데 입장료가 있다. 031-576-7908~9

다산길

예봉산과 운길산 자락에 위치한 다산길은 길이가 총 179.8km로, 13개 구간으로 나누어진 걷기 좋은 길이다. 다산 정약용이라는 걸출한 학자의 유적지와 두물머리라는 천혜의 경치를 즐길 수 있으며, 서울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아 각광을 받고 있다. 한 코스에 2~5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타지역 둘레길보다 유적지가 많은 편이다.

남양주역사박물관

2010년에 개관한 남양주역사박물관은 남양주의 유ㆍ무형의 문화적 사료를 체계적으로 수집ㆍ계승ㆍ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단순히 보여주는 박물관이 아닌 방문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는데, 고대로부터의 메시지인 금석문 관련 체험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입장료 및 주차료가 무료다. 031-576-0558

강변 자전거길

중앙선의 폐철길을 이용해 자전거길이 만들어졌다. 남양주 팔당역에서 진입할 수 있는데, 총 26.82km가 조성되어 기존의 자전거 도로와 합하면 90km를 달릴 수 있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타고 북한강 철교를 건너며 낭만과 추억을 만끽해 보는건 어떨까? 능내역 근처 봉안터널 안은 저전거의 움직임에 따라 조명이 켜지며, 자전거길 주변의 다산유원지나 수종사 또는 두물머리, 세미원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예봉정

팔당역에서 나와 좌측으로 가다가 산 쪽으로 꺾어지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80년에 걸쳐 3대를 이어온 예봉정은 장어구이와 쏘가리, 메기, 잡고기, 붕어찜 등의 음식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단골이 많다. 식당 안 홀에 있는 등나무가 지붕 위까지 자라고 있는 모습에서 식당의 연륜을 느낄 수 있다. 031-576-0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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