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눈물이 시킨 일 2011

울퉁불퉁 氏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4. 13. 20:05

 

울퉁불퉁 氏

 

 

쌀 한 가마를 두 손으로 번쩍 드는

울퉁불퉁씨가 운동을 하는 시간에는

모두가 움츠린 초식동물이 된다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용암이 솟구쳐 오르듯

움직일 때마다 근육이 터질 듯 하다

 

울퉁불퉁씨 운동을 하다 말고

화장실로 뛰어간다

쏴아쏴아 수돗물 소리가 왠지 울먹거린다

 

강가에는 왜 갔노

죽을라꼬 갔드나 니 없는 하루하루가 지옥이더라

물 속으로 들어가지 마래이

니 없으니 내사 살 맛 안난다

죽지 마래이

내 아프로 잘 할끼다 증말이다 아프로 아프로

니 맘 안 아프게 할끼다

퍼뜩 오니라 사랑한데이

 

코뿔소가 우는 걸 처음 봤다

코뿔소는 콸콸 그렇게 운다

수돗물 터지는 소리가 난다

 

저 터질듯한 이두박근 삼두박근이

오라지게 큰 저 가슴이

종알종알 울음 보따리인 것을

이제야 알겠다

왜 목에다 휴대전화기를 오랏줄처럼

매달고 있었는 지 이제 알겠다

 

 

'눈물이 시킨 일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멀다  (0) 2013.04.30
징검다리   (0) 2013.04.21
종점의 추억  (0) 2013.04.08
가운데 토막  (0) 2013.04.07
오름, 그 여자  (0) 2013.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