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 밖의 새
간밤의 두통은 문을 두드리는
부리로 쪼아대는 듯한 그대의 절규 때문이다
내 안에 있는데 밖에서 열 수 밖에 없는 문고리는
팔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량의 물과
한 웅큼도 안되는 양식과
차양막 사이로 간간히 들어오는 햇빛
그대는 수인처럼 내 속에서 울었다
그 때마다 전설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숲을 생각하고
상쾌한 아침을 꿈꾸었다
두통이 그치고
울음이 그치고
간 밤의 절규는 빈 밥통과
물통이 스스로 소리내었던 것
나를 벗어나
날아가지 못하는 꿈은
쓰레기 통 속으로 조용히 처박히고 있다
'눈물이 시킨 일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룩한 환생 (0) | 2013.02.17 |
---|---|
독과 약, 또는 독약 (0) | 2013.02.16 |
불꽃 (0) | 2013.02.11 |
무지개는 밤에 뜨지 않는다 (0) | 2013.02.10 |
눈물이 시킨 일 (0) | 2013.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