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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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밤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1. 26. 00:32

밤길 / 나호열

 

 

조심스레 뒤를 바라본다

따라오는 사람 없어도

흐트러진 발자국 가지런히 해 놓고

막다른 골목에는 말뚝도 세워 놓는다

 

늘 하루의 반을 먼저

걸어가야 하는 나는

얼굴 보여주지 않는 시간 앞에

고개 돌리고 말지만

뒷모습은 거울로 비워두고 싶다

 

밤길 걸어가면서

먼저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먼저 사금파리에 살 베이고 싶다

 

시냇물처럼 맑은 길을

그에게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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