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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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풀씨의 생애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1. 5. 11:27

풀씨의 생애 / 나호열

 

 

한 가마니의 그리움으로도

몇 년 양식을 삼을 수 있고

항아리에 가득한 기다림만으로도

평생을 살 수 있겠다

바람 많이 부는 날

그리움 한 짐

물동이 하나

닫힌 문 앞에

그저 부려놓고 갈 수는 없어

헌화하듯

헌화하듯

뿌리며 가는 이

아! 되돌아가야 할 곳은

등 뒤에 너울대는

신기루

만장처럼 펄럭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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