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씨의 생애 / 나호열
한 가마니의 그리움으로도
몇 년 양식을 삼을 수 있고
항아리에 가득한 기다림만으로도
평생을 살 수 있겠다
바람 많이 부는 날
그리움 한 짐
물동이 하나
닫힌 문 앞에
그저 부려놓고 갈 수는 없어
헌화하듯
헌화하듯
뿌리며 가는 이
아! 되돌아가야 할 곳은
등 뒤에 너울대는
신기루
만장처럼 펄럭이고 있구나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깃발 (0) | 2012.11.11 |
---|---|
너에게로 가는 길 / 나호열 (0) | 2012.11.09 |
장엄한 숲 / 나호열 (0) | 2012.11.03 |
침향枕香 / 나호열 (0) | 2012.10.29 |
만월滿月 (0) | 2012.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