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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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짧은 감상)

시인이 되려면/천양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8. 27. 11:10

 

시인이 되려면/천양희

 

 

시인이 되려면

새벽하늘의 견명성(見明星)같이

밤에도 자지 않는 새같이

잘 때에도 눈뜨고 자는 물고기같이

몸 안에 얼음세포를 가진 나무같이

첫꽃을 피우려고 25년 기다리는 사막만년청풀같이

1킬로그램의 꿀을 위해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가는 벌같이

성충이 되려고 25번 허물 벗는 하루살이같이

얼음구멍을 찾는 돌고래같이

하루에도 70만번씩 철썩이는 파도같이

 

제 스스로를 부르며 울어야 한다

 

자신이 가장 쓸쓸하고 가난하고 높고 외로울 때

시인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시인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시인이 되고자 하는 열망의 근저에는 각기 다른 연유가 있을 것이다. 시인은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자격을 말할 수는 있지만 그 자격요건이 천차만별인 것이 문제다. 나름의 시에 대한 정의, 시를 꾸미는 언어에 대한 나름대로의 운용방법을 궁구하지 않고 무턱대고 뛰어드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 시는 너무 무섭다. 무서운 만큼 절실해졌을 때의 단말마와 같은 시를 향하여 가는 생애가 무섭다. 그러나 어찌하랴. 모든 시인이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외면할 수만은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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