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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중얼거리다

각본있는 드라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8. 5. 21:52

이 폭염을 이기지 못해 끝내 에어컨을 튼다.

구 천 킬로 지구 저 편에서는 올림픽이 한창이다. 별별 규칙을 만들어놓고 이겼다, 졌다를 가름하는 게임들.

금메달은 따논 당상이라는 선수가 예선 탈락하고, 누가 봐도 이긴 게임을 오심으로 망쳐 분노를 일으킨다.

오늘 새벽에는 우리나라 축구팀이 영국을 이겼고, 방금 전에 끝난 사격에서는 우리나라 선수가 금,은 메달을 차지했다.

이미 한 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1등이 확정적이었던 선수는 마지막 한 발을 실수하여 2등으로 밀렸다.

한 선수는 금메달을 두 개 거두었는데, 한 선수는 은메달에 머무르고 말았다. 눈물을 흘리는 그 선수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순전히 방관자의 입장에서 이미 금메달을 얻은 선수가 야속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랴, 금메달을 놓친 것은 줄곧 선두를 달려오던

선수의 부족함일것이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니.

 

한 여름 밤 올림픽 게임을 보면서 우리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본다. 각본없는 드라마가 올림픽 게임이다. 

오심도 게임의 일부이고, 불의의 부상을 당하여 제 기량을 펼치지도 못하는 것도 게임의 일부이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각본 있는 드라마를 원한다. 편하게, 넉넉하게, 아프지 않게 평생을 보내기 바란다.

그런데 그 각본대로 우리 인생은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괴로움과 슬픔이 생긴다. 넉넉하고 편안하여 자만과 거만이 생긴다.

 

누구의  인생을 이기고 진 게임으로 비유할 수 있겠는가!

인생은 사회와 집단과 권력과의 게임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과의 게임이다.

오판과 오심도, 심판이면서 동시에 선수인 자기 자신과의 싸움일 뿐이다.

 

올림픽을 보면서 생각한다.

인생은 각본 없는 드라마, 아예 각본을 없애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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