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혼자 중얼거리다

1972년 1월 17일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12. 25. 21:12

그 날은 몹시 추웠으나 날은 매우 맑았다. 가파르기만 했던 그 언덕길을 6년을 오르내렸으나

그 언덕길이 의미하는 바를 어려풋이나마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72년 1월 17일은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던 날이다.

먹고 살기 바쁜 탓인지 더 이상 기대에 어긋나버린 무관심 탓인지 어머니는 오시지도 않았고

( 지금 90이 되신 어머니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연속극 보고 계신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 두려움도 기대도 없는 하루가 지나갔던 것 같다.

그로부터 40년 후 낡은 앨범 속에서 그 때의 나는 여전히 초롱하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어디에 있나?

학생! 턱 내리고 왼쪽으로 고개 들고!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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