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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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눈물> 시 몇 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5. 30. 11:04

눈물나다 




손잡을 듯

놓을 듯

산, 산

그리고 산

등 너머 노을이

울컥 쏟아내는

푸른

그림자

어쩌란 말이냐

맴도는 발자국은


먼 하늘

기러기 몇 줄



눈물

 

 

예쁜 꽃들 사이에

예쁘지 않은

눈물은

향기가 없으나

향기 속에

눈물을 가득 담은 나무 아래서

하루 종일

기도하는 법을 배웁니다


사랑하게 하소서


 눈물이 시킨 일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

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

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허물어 버리는,

그러나

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

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

경전은 완성이 아니라

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

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져 있다


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

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눈물



길에도 허방다리가 있고

나락도 있다고 하여

고개 숙이고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


눈물은 

꽃 지고 잎 지고 나서야

익을대로 익는 씨앗처럼

고개를 숙여야 숨을 죽였다


길은 시작도 끝도 없어

우리는 길에서 나서 길에서 죽는다고

꿈에서나 배웠을까


문득 내가 한 자리에 멈추어 서 있을 때는

누군가 간절히 그리웁거나

서러웠을테지 


가슴에서 퍼올린 눈물이

그 길로부터 하염없이 굴러 내려가

강물이 되기를

그리하여 회귀의 꿈을 다시 꿀 수 있기를


그러나 나의 눈물은

강물이 되지 못하고

호수가 되지 못하고

씨앗이 되지 못하고 사라져 갔을 뿐

그러나 키 큰 절망 앞에  고개를 드니

비로소 하늘이 보였다

 

하늘이 없는 사람 그 얼마나 많으냐

하늘이 없는 사람에게 돋지 않는 별이

손바닥 만한 내 하늘에 떠 있다


오래 전 잃어버렸던 눈물이

익을대로 익어

따듯한 가슴으로 떨어질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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