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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나무편지

원폭을 이겨낸 생명과 일본 삼대비경, 삼대정원 답사 초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5. 5. 27. 13:08

[나무편지] 원폭을 이겨낸 생명과 일본 삼대비경, 삼대정원 답사 초대

   ★ 1,289번째 《나무편지》 ★

   지난 번 《나무편지》에 소개한 천년 원시림으로의 세계적 순례길 트레킹에 보내주신 성원에 고마움의 인사부터 올립니다. 오늘의 《나무편지》에서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또 하나의 명소를 찾아가는 답사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여행사 ‘하나투어’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여행사에서 붙인 이 프로그램의 공식 이름은 [‘고규홍 교수와 함께하는’ 일본 히로시마 하이킹 4일]이고, 덧붙이는 태그로 #히로시마은행나무 #미야지마 #미센원시림 #고라쿠엔정원 등을 보탰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그 프로그램 페이지로 이동하실 수 있고, 직접 참가 신청 예약도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it.ly/43dRsfV <== 하나투어 예약 페이지 바로가기

   이 답사는 한창 가을 날씨 아름다울 올 10월 19일(일)부터 22일(수)까지 3박4일에 걸쳐 가볍게 다녀오는 트레킹 프로그램입니다. 위에 보여드린 제목과 태그에서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원자폭탄 피폭지역인 히로시마를 중심으로 한 답사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건, 무엇보다 식물의 경이로운 생명력을 관찰하자는 데에 있습니다. 1945년 8월, 원자폭탄이 떨어져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 식물 심지어 미생물까지 포함한 모든 생명이 스러져 간 뒤에도 살아남은 생명들의 지금 모습을 살펴보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히로시마 평화공원과 그 주변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식물, 특히 나무들을 관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히로시마 지역에서 우리가 찾아볼 명승으로는 전쟁의 참상을 증거하는 평화공원 뿐 아니라, ‘일본 3경’ 가운데 하나인 섬, 미야지마(宮島)가 있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도리이(鳥居)가 유명한 곳이지요. ‘도리이’는 성과 속의 경계를 상징하는 신사의 입구에 세운 전통적인 문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절집의 ‘일주문’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야지마 섬 안의 이쓰쿠시마 신사(厳島神社)는 마쓰시마, 아마노하시다테와 더불어 ‘일본 3대 비경’으로 꼽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140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며, 바다 위에 있어 밀물과 썰물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며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 바다 위에 솟은 붉은 도리이와 그 너머로 붉은 해가 지는 모습은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절경입니다.

   답사 첫쨋 날, 히로시마 원폭 돔이 있는 평화공원 답사를 마치고 둘쨋날에는 미야지마의 절경을 온전히 느끼기 위한 트레킹이 이어집니다. 표고 535미터의 미야지마 미센(弥山)은 이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산 정성에서는 주변 풍광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이 산은 오래 전부터 신령이 머무르는 산으로 숭배되어 온 숲입니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이 원시림을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숲이라는 이야기이죠. 정상의 전망대까지는 로프웨이를 이용해 이동하게 되기에 험난한 트레킹은 아닙니다. 일정에 따르면 일본 3대 비경인 이쓰쿠시마 신사는 하산 길에 들르게 될 겁니다.

   우리 답사 코스 주변에 식물원이 있다면 빼놓을 수 없겠지요. 그래서 둘쨋 날 프로그램은 ‘히로시마 식물공원’ 답사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히로시마 식물공원은 1976년에 설립한 식물원인데요. 약 6만 평 규모의 이 식물공원의 정보를 살펴보니, 대온실을 비롯한 온실이 아름다운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온실들에는 선인장, 열대수련, 베고니아, 푸크시아 등의 식물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이 식물원은 실제 알려진 것보다는 더 알차게 식물을 수집한 듯합니다. 현재 약 1만 1700 분류군의 식물이 수집 전시돼 있다고 하니, 식물 관찰의 큰 묘미가 있을 듯합니다. 특히 2017년 호주에서 옮겨온 줄기의 지름이 2미터가 넘는 4백 년 된 바오밥나무도 보게 될 겁니다.

   셋쨋 날은 아침에 일본의 3대 정원의 하나이며,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이 지정한 ‘특별명승’인 오카야마 고라쿠엔(岡山後楽園)을 찾아갑니다. 오카야마 번에서 서기 1700년에 완공한 정원인데요. 이곳은 무엇보다 가을 단풍이 최대 절경이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찾아갈 즈음에는 단풍이 절정을 이룰 시기여서, 이번 답사의 백미가 되지 싶습니다. 이 정원은 에도 시대부터 형태의 변화 없이 지금까지 이어진 정원입니다. 일본의 정원은 지독하다 할 정도로 인공적으로 꾸민 모습이 눈에 거슬리기도 합니다만, 이 역시 우리가 좋아하는 정원의 한 형태이니 관찰의 기쁨은 넉넉하리라 여겨집니다. 예전에는 이곳을 오카야마 번의 영주가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로만 사용했다가 1884년부터는 일반에 공개하며 지금에 이르는 상황입니다.

   셋쨋날 답사는 에도 시대의 전형적인 어촌 마을 풍경이 남아있는 후쿠야마의 토모노우라(鞆の浦) 마을의 전통 거리를 산책하며 마무리합니다. 나흘 동안의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인 넷쨋날에는 아침에 출발하니 사실상 셋쨋날 오후 프로그램이 이 프로그램의 마무리 프로그램이 됩니다. 세토내해(瀬戸内海)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항구마을인 이 마을은 그림 같은 풍경으로 이 부근을 찾는 관광객들이 필수로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옛 정취가 느껴지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촌마을입니다. 이 마을에는 장수의 근원이 된다는 약주 ‘호메이주(保命酒)’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이 마을은 영화 ‘울버린’의 촬영지이기도 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명작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의 배경이기도 한 마을입니다. ‘포뇨의 마을’이라는 이 마을의 별명은 그래서 얻어진 거죠.

   사흘 간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서 여유롭게 오후부터 저녁까지를 천천히 산책하는 이 마무리 산책은 어쩌면 이번 답사의 백미 아닐까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회를 꼭 만들어 장수의 약술도 음미하는 즐겁고 풍요로운 답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아직 가 보지 않은 곳의 답사를 떠올리며 일정을 정리하다보니, 벌써 마음이 흐뭇해지면서 ‘가보지 않은 곳을 그리워하는 청춘의 마음’을 노래했던 누군가가 떠오릅니다. 원자폭탄의 폭격을 이겨낸 나무들의 생명력, 일본 3대 비경, 4백 년 바오밥나무, 일본 3대 정원, 그리고 장수를 돕는 약술까지. 이 가을 답사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https://bit.ly/43dRsfV <== 하나투어 예약 페이지 바로가기



   고맙습니다.

 

5월 26일 아침에 1,289번째 《나무편지》 올립니다.
  - 고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