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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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비가悲歌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0. 29. 10:08

비가悲歌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 번도 불러지지 않은 그 노래는

슬픔이 불길처럼 흘러간 후에

강물보다 더 우렁우렁 눈물 쏟아낸 다음에

끝내 불러보지 못한 이름이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길을 지우고 난 후에

사막 같은 악보를 드러낼 것이다

슬픈 사람은 노래하지 않는다

외로워서 슬픈가

슬퍼서 외로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어디쯤에서

날갯짓 소리가 들리는 듯

슬픈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부르는 그 노래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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