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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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목발 11― 나들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4. 11. 17:34

 

목발 11

― 나들이

한 사람은 부끄러워서

한 사람은 어색해서

평생 손 마주 잡지 못했다

오늘은 고샅길 지나

꽃구경 간다

날마다 지게 지고

소쿠리 이고

다니던 산길에

산수유도 피고

매화도 활짝 얼굴을 폈다

허리도 굽고

다리 힘도 없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손 꼭 잡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부끄러움도 없이

어색함도 없이

한 그루 꽃나무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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