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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

강원 정선 만항재 - 정암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8. 18. 14:36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

석탑 층층마다 밴 고단했던 광부들 ‘빛을 향한 염원’

  • 문화일보
  • 입력 2015-06-03 15:45

강원 정선 만항재 - 정암사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보존하고 있는 태백시 철암동 철암탄광역사촌. 예전 광부들이 살던 집을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었다. 펄럭거리는 마음 자락 맑은 바람에 걸어놓고, 축축하게 젖은 날들을 말리고 싶었다. 널어놓은 마음이 햇볕에 바랜 옥양목처럼 빛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지도를 펴들고 고른 곳이 만항재였다. 해발 1330m. 자동차가 갈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다는 곳. 높다고 알려진 지리산 정령치(1172m)나 강원도 평창-홍천의 경계선인 운두령(1089m)도 한 수 접고 들어간다는 곳. 새벽부터 서두른 이유는 안개와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듬더듬 안개의 심장까지 걸어 들어가면, 거기 내 진면목을 비춰볼 거울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안개는 만날 수 없었다. 대신 푸른 숲이 기다리고 있었다. 청춘을 찾아주기라도 할 듯 푸르게 빛나는 숲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정암사 적멸보궁 뒤의 산비탈에 세워진 7층 모전석탑인 수마노탑. 모전석탑이란 전탑을 모방한 탑으로, 돌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 쌓아올린 탑을 말한다. 김동훈 기자

 

#만항재 = 휴게소 앞에 차를 세우고 잠깐 길을 잃었다.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한 건 분명한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 파란 하늘을 헤엄치던 물고기 닮은 구름은 여전히 머리를 서북쪽으로 두고 있는데 나는 방향을 잡지 못한다. 이제야 드는 생각. 어쩌면 길을 잃기 위해 여기까지 온지도 모르겠구나. 그동안 알던 세상의 모든 길을 지우고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조금 안도가 된다.

 

길을 건너 숲으로 간다.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야생화들이 반긴다. 그 한가운데로 길이 나 있다. 하늘숲공원이라는 입간판을 보고서야 조금 전 왜 길을 잃었는지 알아챈다. 나는 지금 하늘숲에 와 있구나. 하늘에 내가 아는 길이 있을 턱이 없지. 쭉쭉 뻗은 낙엽송 아래로 자그만 공원이 있다. 한가운데에 탁자와 벤치들이 놓여 있다. 낙엽송이 주인인 숲은 서늘한 품으로 객을 맞이한다. 풀과 꽃들은 향기를 풀어 환영 인사를 한다.

숲 사이로 흐르는 길을 걷는다. 야생화는 아직 많이 피어 있지 않다. 만항재의 꽃들은 7~8월이나 돼야 절정을 이룬다. 하지만 그때는 사람이 너무 많다.

숲길을 걷기에는 지금이 가장 좋다. 풀들의 향기는 달콤하고 발밑을 감싸는 흙은 구름 위를 걷는 듯 부드럽다. 각지고 뾰족했던 마음이 녹지근하게 풀어진다. 신이고 옷이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싶다.

 

어느 순간 놀랄 만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야생화가 드문 게 아니었구나. 꽃들은 곳곳에 숨어서 피어 있다. 조금만 유심한 눈으로 보면 보이는 것들. 귀한 것들은 그렇게 그늘 속에 몸을 감추기 일쑤다. 꽃쥐손이, 벌깨덩굴, 광대수염, 미나리냉이, 줄딸기, 풀솜대, 졸방제비꽃…. 여기까지가 이름을 알아낼 수 있는 한계다. 평소에 야생화 공부 좀 해둘걸. 아니다.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랴.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예쁠까. 비슷해 보이면서도 각기 개성 있는 꽃들이 밤하늘의 별들처럼 빛나고 있다. 우쭐대지 않아서 더욱 아름답다. 벌과 나비들도 주둥이마다 꽃가루를 묻히고 이 꽃 저 꽃을 유영하듯 오간다. 애당초 숲은 사람의 것이 아닌 것을. 조심조심 걷는다.

강원 정선군 만항재를 찾은 관광객들이 하늘로 쭉쭉 뻗은 낙엽송을 배경으로 조성된 공원에서 청정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하늘숲공원의 숲을 한 바퀴 돈 다음 천상의 화원으로 간다. 만항재 정상의 휴게소를 중심으로 앞쪽은 하늘숲공원이고 왼쪽 언덕 아래는 천상의 화원이다. 거기서 더 내려가면 바람길정원이 있다. 천상의 화원은 말 그대로 하늘나라의 꽃밭처럼 아름답다. 낙엽송과 소나무 사이로 가르마처럼 뻗어 있는 길은 또 얼마나 환상적인지. 혼자 걷기 가장 좋은 길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 길을 꼽을 것이다. 오고 가는 사람 모두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행복한 마음을 설명하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 듯하다.

 

던져진 돌처럼 푸른 숲 속으로 풍덩 잠긴다. 정말 천상에 오른 기분이다. 구름이 데려다 줬을까? 아니면 바람이 밀어 올려줬을까? 바람은 꽃에게 자꾸 무어라 묻고 꽃은 무어라 대답한다. 그러다 몸을 비틀며 키득거린다. 오염된 세상에서 올라온 나는 끝내 그들의 언어를 알아듣는데 요령부득이다. 사탕을 처음 입에 문 아이처럼, 길을 아껴가며 조금씩 걷는다. 걸음 끝 어디선가 푸른 옷을 입은 숲의 요정을 만날 것 같다.

수마노탑으로 향하는 길에 쌓인 돌탑에 동자승 인형이 놓여 있다.

 

금빛으로 내리던 햇살도 나뭇잎을 거치면서 초록이 된다. 내 심장도 지금쯤 초록으로 물들었을 것 같다. 바람길정원까지 걸어간다. 여기서 1시간 30분쯤 올라가면 함백산 정상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수성찬이 차려진 셈이다. 하지만 욕심부릴 일은 아니다. 정상이란 말이나 정복이라는 말에 집착할 것도 없다. 충만을 느끼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숲을 한 바퀴 돌아 다시 하늘숲공원으로 간다. 벤치에 앉아 종이를 꺼내 편지를 쓴다.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고 바람이 전하는 말을 받아 적는다. 수신인이 없으면 어떠랴.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적는다.

 

#정암사 = 아침에 올라온 길을 되짚어 정암사로 간다. 만항재와 정암사는 지척이다. 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지은 지 오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건물 두어 채를 빼면 아주 단출한 절집이다. 경내는 고요 속에 깊이 잠겨 있다. 오로지 냇물만 소리 내어 바깥세상과 소통을 꿈꾼다.

관음전 지붕 위에 노란 들꽃이 활짝 피었다.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도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꽃이라니. 그 어떤 생과 사도 부처의 가피(加被)로 피고 지는 것일 터. 인연의 깊은 뜻 앞에 고개 숙인다. 어디를 둘러봐도, 태초의 시간에 홀로 선 듯 적막뿐이다.

적멸(寂滅)의 경지, 모든 번뇌를 태워버린 경지가 이러함을 뜻하는 것일까? 걸음은 익숙한 길을 찾아가듯 적멸보궁으로 향한다. 수마노탑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하고 참배하기 위해 세웠다는 법당. ‘번뇌가 사라져 깨달음에 이른 경계의 보배로운 궁전’이란 뜻을 가졌으니, 장삼이사에게도 무언가 가르침이 있을 터. 걸음에 경건한 마음을 더한다.

 

적멸보궁에 닿기 전에 발길을 잡은 것은 한 그루 주목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봐도 본래의 줄기는 죽어 있는데 그 틈에서 나온 가지들은 성성하게 뻗어 잎을 피웠다.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설명을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1300년 전 정암사를 창건한 자장율사가 주장자(주杖子)를 꽂아 신표로 남긴 나무인데,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일부가 회생해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1000년도 더 묵은 주장자가 살아서 가지를 뻗다니 신기하다는 말 외에는 설명할 만한 문장이 없다. 주목이란 나무가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 쓰러져서 1000년’이라더니 여기서 이런 기적을 남겼구나. 어찌 모든 것을 논리로만 따져 물으랴. 소멸과 탄생이 각각이 아님을 알 수 있겠다.

 

‘적멸궁(寂滅宮)’이라는 편액이 붙은 적멸보궁은 역시 비어 있다. 부처가 앉아 있지 않은 법당은 무언가 낯설다. 하지만 텅 비어 있으니 또 가득 차 보인다. 착시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부처님이 여기 앉아 있지 않으니 온누리에 있겠구나. 깊이 허리 숙여 합장한다. 돌아서서 나오는데 마당에 함박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적멸의 끝은 꽃일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에 홀로 웃는다.

 

쏟아져 흐르는 석간수에 목을 축인 뒤, 산 중턱의 수마노탑으로 향한다. 정암사를 찾은 것은 이 탑을 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단이 꽤 가파르다. 걸음 하나마다, 흐르는 땀 한 방울마다 번뇌를 내려놓는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오른다. 정암사 절집들이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일 무렵 드디어 훤칠한 탑 하나가 나타난다.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은 이 수마노탑에는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가져온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고 한다. 그러니 부처의 깊은 뜻과 자장율사의 원력이 함께 깃들어 있을 것이다. 탑을 한 바퀴 돌며 돌마다 밴 소망을 읽어낸다. 그중 가장 절실하게 가슴에 닿는 것은, 이곳 만항에 투박한 삶을 기댔을 광부들의 염원이다. 암흑 같은 현실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향한 희망을 끝내 놓지 못했을 그들. 사람은 떠나고 없지만 어느 한구석에 눈물 자국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 들여다본다. 탑 중간중간에는 풀과 나무가 손을 뻗어 허공을 더듬고 있다. 이 높은 곳까지 벽돌을 나르고 탑을 쌓은 것이 우연이 아니었듯, 이 또한 인연의 소치리라.

 

바람이 고요하니 층층마다 매달린 풍경은 달콤한 잠에 빠져 있다. 그 빈자리에 새소리 하나 들어와 살포시 앉는다. 탑돌이를 하는 여인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슬며시 물러난다. 걸음은 속세로 향하되 마음은 남아 탑을 돈다. 온 세상에 평화를 주소서. 눈물보다 웃음을 주소서. 고통받고 아픈 이들의 손을 잡아주소서.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

고려 못잊은 충신들 옮겨와 살던 ‘만항’… ‘망향’의 恨 켜켜이 쌓여 이름마저 바뀌어

  • 문화일보
  • 입력 2015-06-03 15:46

정암사 적멸보궁에서 신도들이 경건한 자세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만항재는 강원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 혈동의 3개 시·군이 경계를 이루는 함백산 중턱의 고개다. 414번 지방도를 이용해 정선과 태백 사이를 오갈 때 이 고개를 넘는다. 이곳 사람들은 예로부터 만항재를 ‘늦목재’ 혹은 ‘늦은목이재’라고 불렀다.

 

조선 초기 경기 개풍군 광덕산 서쪽 기슭의 두문동에서 살던 주민 일부가 정선으로 옮겨와 살았다고 한다.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켰던 그들은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가장 높은 곳에서 소원을 빌었는데, 그때부터 이곳을 ‘망향’이라고 부르다가 훗날 ‘만항’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개 주변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야생화가 피고 진다. 꽃이 절정을 이루는 여름이면 많은 사람이 찾는다.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2014년에는 7월 26일~8월 3일)에 야생화축제가 열린다. 개화 시기는 기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올해는 봄 기온이 높았기 때문에 조금 빨리 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곳에는 야생화 외에도 낙엽송(일본잎갈나무)이 장관을 이룬다. 거기에도 사연이 있다. 이 일대는 과거에 소를 키우는 목장이었다. 하지만 너무 추워서 소들의 발육이 더디고 폐사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맞지 않았다. 결국 목장이 철수하고 그 빈자리에 심은 나무가 성장 속도가 빠른 낙엽송이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낙엽송은 인근의 석탄광산에 갱목으로 쓰이거나 전봇대 등으로 팔려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한때, 광산이 줄줄이 폐광하면서 방치됐던 나무들이 지금의 군락을 이루게 됐다.

또 목장의 초지였던 자리에 꽃씨가 날아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면서 오늘날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 천국이 되었다.

 

정암사는 통도사·법흥사·상원사·봉정암과 함께 국내 5대 적멸보궁이 있는 사찰이다. 만항재 정상에서 고한 쪽으로 5.6㎞ 떨어져 있다. 신라 고승 자장율사가 645년(신라 선덕여왕 14년)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정암사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이를 지키기 위하여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수마노탑에 사리가 봉안되어 있기 때문에 법당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적멸보궁 뒷산 중턱에 있는 수마노탑은 보물 제410호로 지정돼 있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지고 온 마노석으로 만든 탑이라 하여 마노탑이라고 불린다. 마노석은 보석의 하나로 원석의 모양이 말의 뇌수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노탑 앞의 수(水)는 자장율사의 불심에 감화된 서해 용왕이 마노석을 이곳까지 무사히 실어다 주었기 때문에 ‘물길을 따라온 돌’이라는 뜻으로 붙은 것이라고 한다. 탑을 세운 목적은 전란이 없고 날씨가 고르며 나라가 복되고 백성이 편안하게 살기를 염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탑은 돌을 벽돌처럼 다듬어서 쌓은 7층 석탑이다. 길이 30∼40㎝, 두께 5∼7㎝의 크고 작은 회록색 석회암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렸다. 1972년 탑을 해체, 복원할 때 내부에서 사리 및 관련 기록이 발견됐다. 사적기에 신라 자장율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나, 탑지석에 의하면 탑의 현재 모습은 1653년 중건 때 갖춰진 것이고, 초층의 하단은 고려 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

강원 정선 만항재 - 정암사 가는 길·묵을 곳·먹을 것

  • 문화일보
  • 입력 2015-06-03 15:46


만항재 가는 길=중부(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영월·제천 방면으로 오른쪽 길을 택한 뒤 고한을 지나 상갈래 교차로에서 상동·정암사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고개로 올라가는 중간에 정암사가 있다.

묵을 곳·먹을 것=고한에는 메이힐스리조트(033-590-1000), 하이밸리호텔(033-592-9006), 하이원콘도(1588-7789) 등 호텔과 콘도가 여러 곳 있다. 만항재 가까이에서 묵고 싶으면 만항마을의 함백산들꽃이야기(033-591-2168)를 이용하면 된다. 해발 1100m에 위치한 만항마을은 닭과 오리 요리로 유명하다. 만항곤드레닭집은 토종닭 마백숙·오리 마백숙·곤드레 돌솥밥 등을, 만항할매닭집은 토종닭 볶음탕과 토종닭 황기백숙·옻닭·녹두 오리백숙 등으로 유명하다. 밥상머리는 토종닭 백숙·토종닭 볶음탕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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