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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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이비박스 2019

목발 6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4. 11. 23:38

목발 6

 

목발을 짚고 걷는다는 것은

땅을 믿는다는 것이다

무른 땅을 만나면 목발은

기우뚱거리고

쓰러지지 않으려고 휘청거린다

몸은 목발에 기대고

목발 이외에는 그 무엇도 잡을 수 없는 손이

발이 되는 순간

뛸 수 없어

가끔 놓치는 버스

올라야 할 계단이 높고 많아

주저앉아 있을 때

앉은뱅이 민들레가 그래도 봄은 온다고

시멘트 틈 사이로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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