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국도
처서나 이순 그때쯤의 서늘한 설렘을 아는가
그윽한 파문이 채 닿기도 전에 머쓱하게 손을 거두 어들이는
차오를 듯 말 듯 이울어지는 낮달을 닮은 얼굴을 기억하는가
담쟁이넝쿨처럼 뻗어 나가는 푸르른 길
구름으로 엮은 하늘을 오르는 밧줄 같은 길을 지나
이세상에서가장멀리있는우체통으로가는마음은
밑이 빠진 편지함에 내려놓는 손에 들려 있으니
나는 한 줄의 긴 편지를 쓴다
순례자와 여행자의 동상이몽이
당신이라는 국도 어디쯤에서 피었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