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따귀를 맞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5. 22. 00:07

따귀를 맞다

 

아침에 일어나니 뺨이 얼얼하다

세차게 얻어맞았는지 푸른 멍이 보일 듯하다

대체로 더럽고 치사한 놈들은

어둠의 자식이어서 남의 피나 빨아 먹고서는 휑하니 달아난다

추적의 길도 보이지 않는 몽유의 하루

웬 사내가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고 있다

허공에 헛손질하며 어둠에 가로세로 삿대질을 해 대 는데

손바닥은 여지없이 왼쪽 오른쪽 뺨을 가르고 또 가른다

모기 탓이라고 둘러대면서

왠지 내가 더럽고 치사하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꿈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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