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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

쇼핑 때 女는 물건 선택, 男은 카트 몰도록 진화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3. 5. 23:14

쇼핑 때 女는 물건 선택, 男은 카트 몰도록 진화

과학자들은 남녀의 쇼핑 습관 차이는 원시시대 수렵 채집 사회에서 일어난 성(性) 역할 분담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심지어 뇌도 그에 맞춰 다르게 진화했다는 것. 마트에서 과학자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

입력 : 2016.03.03 08:56 | 수정 : 2016.03.03 09:24

뇌 신경 연결구조 달라

부부가 같이 마트에서 장을 보려면 각자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남편 입장에서 보면 아내는 사지도 않을 물건을 보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아내에게 남편은 물건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빨리 가자고 보채는 아이와 같다. 상대를 이해하려면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345] 남녀의 두뇌
 
/조선DB.

◇카트는 사냥꾼인 남편에게, 물건 고르기는 채집자인 아내


호주 과학자들은 "마트에 가면 남자는 카트를 운전하고 물건 고르기는 여자가 해야 장보기의 효율이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스베틀라나 보고몰로바 남호주대 교수 연구진은 대형 마트 세 곳에서 1176명의 쇼핑 형태를 분석했다. 여성은 특정 상품을 찾아 카트에 담기까지 시간이 평균 33초로 남성보다 13초가 덜 걸렸다. 남성보다 30%는 더 빨리 찾고 더 빨리 고른 것이다. 남성은 카트 운전에 뛰어났다. 빈 카트를 찾고, 나중에 계산대를 통과하는 데 평균 10분24초가 걸렸다. 여성은 14분6초였다. 연구 결과는 '호주 마케팅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남성은 사냥꾼·여성은 채집자
원시시대 역할 분담 따라 진화

미국 미시간대의 대니얼 크루거 교수는 2009년 '사회, 진화, 문화 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마트에서 남녀의 행동 차이를 진화론으로 설명했다. 연구진은 남녀 대학생 467명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하는 문장들을 제시하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남학생은 대부분 낯선 쇼핑몰에 가면 필요한 것을 최대한 빨리 산다는 쪽을 선택했다. 여학생은 대개 다양한 색과 스타일의 물건을 꼼꼼히 보고 가장 원하는 것을 골라낼 수 있다는 쪽이었다. 크루거 교수는 "남학생은 원시시대 사냥꾼, 여학생은 채집자의 습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슴을 사냥할 때는 사슴만 보고 쫓지 주변의 작은 새는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체력 소모를 줄이고 사냥에 성공할 수 있다. 사냥에 익숙해진 남자는 마트에서도 필요한 물건을 사고 가능한 한 빨리 나오는 길을 찾는 것이다.

여성에게 물건 고르기는 채집과 같다. 딸기를 따다가 떨어진 밤을 보면 이것도 주워담아야 한다. 덜 익은 버섯도 수시로 살펴 언제 따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원래 사려던 물건 외에 다른 물건을 보는 습관도 그때 생겨났다는 게 크루거 교수의 설명이다. 물건을 빨리 찾고 살지 말지 판단이 빠른 것도 원시시대 채집을 할 때처럼 다른 물건을 사러 왔을 때 이미 살펴본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좌우 뇌 동시에 쓰는 여성

남녀가 사냥꾼과 채집자로 역할을 나누면서 뇌도 다르게 진화했다. 201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라기니 베르마 교수 연구진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8~22세 남녀의 뇌 구조 차이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사춘기를 지나면서 남성의 뇌는 운동과 공간 지각력이 뛰어나게 발달했고, 여성의 뇌는 언어와 직관력이 우수한 쪽으로 발달했다.

남성, 좌·우뇌 각각 앞뒤로 연결
운동·공간 지각력 뛰어나

모든 뇌 기능은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연구진은 신경세포 사이를 오가는 액체의 흐름을 지도로 나타냈다. 바로 '커넥톰(connectome)'이다. '전체(ome) 신경세포들의 연결(connect)'을 뜻하는 말로 일종의 뇌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신경세포 100종의 커넥톰을 분석했더니 남성은 좌뇌면 좌뇌, 우뇌면 우뇌 한쪽 뇌에서 앞뒤로 연결된 형태가 많았다. 뇌의 앞쪽은 근육을 조절하고 뒤쪽은 지각력에 관여한다. 남성은 이 두 영역의 연결이 많아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 공간 지각력도 뛰어나 지도를 잘 읽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냥꾼에 적합한 뇌인 것이다.

여성, 좌뇌·우뇌 동시에 사용
직관적 판단력서 남성 압도

여성은 논리적 사고를 하는 좌뇌와 직관을 담당하는 우뇌를 동시에 써 내게 맞는 물건을 택하는 것과 같은 직관적인 판단에서 남성을 압도한다고 볼 수 있다. 상대 감정을 읽는 데도 뛰어나 말 못하는 아기를 잘 돌본다. 좌·우뇌를 동시에 쓰다 보니 아이 공부를 봐주며 저녁을 차리는 식의 동시 작업 능력이 발달했다. 채집자는 딸기를 따면서 아기를 돌봐야 했다. 마트에서도 남녀는 다를 뿐이지 어느 쪽이 틀린 게 아니라는 말이다.

비행기 안에서 남녀 어떻게 다른가 봤더니…


여자는 창가를 선호하고 남자는 통로 쪽을 좋아한다. 여자는 창문 가리개를 내리지만 남자는 올리길 원한다. 여자는 가방을 맡기는데 남자는 그냥 들고가길 좋아한다. 여자는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려고 공처럼 몸을 웅크리지만, 남자는 양쪽 팔걸이에 팔을 얹히고는 다리를 벌려 앉는다.


몇개의 단어로 짐작할 수 있듯, 이곳은 비행기 안의 풍경이다. 이처럼 비행기 탈 때 남녀 습성이 대체로 다르다. 그래서 각 항공사들은 이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버진아메리카 항공 조사에 따르면 여성 고객의 경우 영화를 더 선호하지만, 남자들은 뉴스나 스포츠 채널을 좋아하는 비율이 높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담요를 더 원한다. 델타 항공 조사에 따르면 선호 음식도 다르다. 여성들은 쉐프 샐러드나 타파스 메뉴를 더 선호한다. 델타 측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메뉴 변경을 고려 중이다. 또 항공사 라운지에 여성 잡지를 더 많이 구비했다.


여성 여행객이 늘어나니, 호텔 체인들도 여성 고객에 맞춘 서비스를 늘린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하얏트 호텔의 경우 객실 이용 습관을 조사해본 결과 책 읽는 위치로 여성은 침대를, 남성은 의자를 선호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하얏트 호텔은 e북을 읽거나 아이패드·갤럭시 탭 등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침대 옆에 콘센트를 더 많이 설치했다. 최근엔 여성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해 욕실 용품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남녀 간 습성 차이가 이처럼 큰데 비행기 안에서 남녀 차이에 따른 긴장감은 따로 없을까?
WSJ은 습성 차이에 따른 불만이 서로에게 적지 않다고 전했다. ▷기사 더보기

여성들이여, 남성에게만 책임을 돌리지 말라


바우마이스터 교수 주장의 핵심은 이것이다. "남성이 세계를 운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동(反動)이라는 반박이 즉각 튀어나올 것이다. 하버드대 서머스 총장이 겪었던 10년 전 참사를 떠올려 보라.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다"고 발언했다가 결국 총장직을 물러나야 했다. 굳이 서머스가 아니더라도, 요즘 한국의 기업이나 학교에서 이런 성차별적 주장을 했다가는 봉변을 면치 못할 것이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에 속할 만큼 영향력 있는 과학자가 왜 이런 주장을 했을까. 진화생물학에 입각한 두 가지 현상과 분석이 있다. 하나는 남성이 극단적 존재라는 것. 다시 말해 최상의 우월한 존재도 남자에게 많지만, 최악의 열등한 존재도 남자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천재과학자·전쟁영웅·발명가·정치가 등 사회 꼭대기에도, 범죄자·마약중독자·사기꾼·정신지체자·알코올중독자 등 사회 밑바닥에도.

두 번째 분석은 남녀의 능력 차이는 거의 없지만, 무언가를 성취하려는 동기에서 남녀의 격차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는 '자연'에서 우월한 존재는 여성이고, '문화'(혹은 사회)에서 우월한 존재는 남성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기사 더보기

여자를 힘들게 하는 남자의 사소한 행동, 건강도 악화시켜


여자를 힘들게 하는 남자의 대표적인 행동 중 하나는 바로 '게임'이다. 게임을 오랜 시간 즐기면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에 시상하부가 자극돼 밤에 멜라토닌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면장애가 발생하고, 감정조절에 취약해져 폭력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 또한, 손목질환과 어깨절임, 요통 등 근골격계상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생일·기념일 등 여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벤트를 쉽게 잊어버리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20~30대의 젊은 층에게서 나타나는 건망증은 평소 생활습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직접 외우기보다는 휴대전화 메모장이나 사진을 이용해 저장해놓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습관은 전두엽 사용 빈도를 줄여 기억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여성들은 자신을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일에 익숙하지만, 남성들은 감정표현에 서투른 경우가 많다. 정신과 전문의들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남성은 웬만한 고민은 참고 이겨내야 한다는 식의 '남자다움'에 대한 강박을 갖고 있다. 반면 여성은 깊은 속내까지 공유함으로써 상대방과 돈독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남녀의 차이는 갈등을 불러오기 쉽고, 연인 간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함께 일해요'


화성에서 온 남자,금성에서 온 여자' 저자 존 그레이


그레이씨는 직장에서 남녀가 이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사각지대(blind spot)'라고 표현했으며, 모두 여덟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중 하나는 인정(recognition)에 관한 것이다. 그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79%가 일터에서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반면 여성은 48%만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원인은 인정에 대한 남녀의 정의가 다른 데도 있다.


"남성은 결과에 대해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목표를 달성해 그 공로를 인정해 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여성은 그냥 목표만 성취했다고 칭찬받길 원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그 목표를 성취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칭찬받길 원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피곤했고, 야근을 했고, 그걸 극복했다는 여정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겁니다."


그레이씨는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과거 그의 비서가 갑자기 사표를 던졌다. "일을 잘하고 있고 결과도 좋은데 무엇이 문제냐"고 묻자 비서는 "내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난 당신이 하는 일들이 고맙고 충분히 인정하고 있어. 이걸 어떻게 더 표현해야 하지?"라고 묻자 비서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하나도 안 물어보시잖아요. 관심이 없으신 거잖아요"라고 반문했다.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性 이해 높여야 기업이 성공

남녀가 서로 다르다는 점
인정하고 이해해야
업무 성과 크게 향상

그는 1주일만 더 일해보라고 비서를 타이른 뒤 매일 5분을 비서를 위해 썼다고 했다. "매일 5분씩 시간을 내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엇이 관심사이고 무엇이 어려운가'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녀는 매일 자신이 당면하는 도전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문제가 풀렸어요. 다시 회사에 다니기로 한 그녀는 그 뒤로 저와 오랫동안 같이 일했습니다. 딱 5분이 모든 것을 좌우한 것입니다."


그레이씨는 그러나 여자가 고쳐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여자는 남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려 할 때 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지적하면서 간접적으로 불평하는 식으로 말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당신이 차를 오른쪽에 주차해 놓으면 아침에 뺄 때 힘들어. 지난번에도 그것 때문에 회사에 늦었어."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남자는 문제가 뭔지 파악하지 못한다. 그레이씨는 여자가 남자에게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시키고 싶다면 단순하게 요청을 하라고 충고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차를 오른쪽 말고 왼쪽으로 주차해 줄래? 그렇게 하면 아침에 빠져나가기가 편해."


그레이씨는 성 평등 운동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당초 성 평등 운동은 기업 등 사회 곳곳에 더 많은 여성이 뿌리를 내리게 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서로 평등해지려는 노력이 어느 순간 서로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로 바뀌었다고 그레이씨는 말한다. 이 때문에 여성은 남성 위주의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천성과 달리 남자처럼 행동하게 됐고, 직장 생활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같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어느 지역보다 성 평등을 중시합니다. 만약 노르웨이에서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고 하면 엄청난 비판에 시달리고 쫓겨날 거예요. 그런데 일터에 나간 노르웨이 여성은 세상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남성의 두 배입니다. 미국에선 1960년대부터 여성들이 우뚝 일어서 '우린 남자와 똑같다'고 외쳤어요. 그 결과는 폭력적인 자녀가 많아지고 세계적으로 높은 이혼율로 이어졌어요. 미국에서 여성은 불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