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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이구동성 "한국사람, 즉흥적인 TV시청·인터넷 선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3. 5. 23:06

외국인들의 이구동성 "한국사람, 즉흥적인 TV시청·인터넷 선호"

입력 : 2016.03.04 03:00 | 수정 : 2016.03.04 07:58

[창간 96 특집/읽기 혁명]

책을 안 읽으면서도 위대한 지적 업적을 바라는 한국인은 외국인의 눈엔 모순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에는 '한국이 노벨 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한국인들에게 뼈아픈 말로 가득했다. 예컨대 "한국인들이 책은 많이 안 읽으면서 노벨 문학상은 여전히 바라고 있다는 건 유감스러운 일" "많은 한국 학생이 책 읽기는 시간 낭비이고 그 시간에 수학 문제 하나 더, 모의고사 문제지 한 장 더 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2005년 여론조사 기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주요 30개국 가운데 1인당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짧은 걸로 나타났다" 등이었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마이틸리 라오는 이 기사에서 "지난해 가을 서울 강남에서 '서울 국제 책 박람회'가 열렸는데, 주최 측은 5일간 40만명의 관람객이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방문객은 5만명에 불과했다"고도 했다.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도 "한국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영국 출신의 데이비드 로버츠 성균관대 성균어학원 교수는 "영국에선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보고 휴양지에서도 책을 읽는 게 일상화돼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지하철에서든 휴양지에서든 대부분 스마트폰을 하거나 잠을 자더라"고 했다. 그는 "한국인이 너무 바쁘고 경쟁적인 일상에 치여, 깊이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 책 읽기는 부담스러워하고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TV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 등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한국인들이 매년 '노벨 문학상'에는 큰 관심을 보이는 게 이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정유정의 '7년의 밤' 등 국내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잇따라 해외에 소개한 재미 교포 출신 조지프 리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는 최근 출판 전문 온라인 저널인 '퍼블리싱 퍼스펙티브' 인터뷰에서 "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려면 그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 한 한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타는 건 꿈으로만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