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소설, 타인 마음 읽는 힘 키워
[중앙일보] 입력 2013.10.04 03:00
'마음이론' 실험 논문 사이언스에복잡한 캐릭터가 창의력 키워줘대중소설·논픽션보다 효과 좋아
얼굴 표정, 몸짓 등은 ‘제2의 마음’으로 불린다. 이를 유심히 살피면 사람의 심리·감정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의외로 순수소설을 읽는 게 가장 효과적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
예를 들어 A가 파란색 상자에 바이올린을 넣고 방 밖으로 나간 뒤, B가 들어와 바이올린을 빨간 상자로 옮기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어 ‘A가 다시 방에 들어오면 어떤 상자 속을 볼까’라고 물었다. A는 바이올린이 옮겨진 사실을 모르니 파란 상자를 찾아보는 게 정답이다. 하지만 A가 바이올린을 찾길 원하는 사람은 무의식 중에 실제 바이올린이 들어 있는 빨간 상자를 선택했다. 현실과 자신의 바람을 혼동하는 사람을 가려내는 ‘거짓 믿음(False-belief)’ 과제였다. 또 사람의 눈을 찍은 흑백사진 여러 장을 보여주고 눈 주인의 감정을 추측하게 하는 실험도 했다.
그 결과 순수소설을 읽은 사람만 인지·정서 능력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왔다. 대중소설·논픽션을 읽은 사람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대중소설의 인물은 캐릭터가 평면적이고 행동이 예측가능한 데 반해, 순수소설에는 현실처럼 속내를 알기 힘든 복잡한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수소설을 읽다 보면 지적 자극을 받게 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돼 인지·정서 능력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사이언스’는 이 연구가 “순수소설의 사회적 가치를 증명했다”고 평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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