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5 / 나호열
-반쪽의 은행나무에게
아픔을 주고 싶지 않은 사람
눈물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
여름날 해질 무렵 바람처럼 그렇게 싱그러움이 되고
싶은 사람
어느 날 문득 들여다본 당신의 가슴 속에
한 개의 별이 되어 반짝이고 싶은데
언제 어디서나 밝음과 기쁨과 따사로움이고 싶은데
당신이 제게 주신 말 한 마디, 웃음 한 조각도
당신의 전부도 껴안을 수 있는데
우리
조심씩 사랑하고 조금씩 아파해요
작지만 가장 소중한 보석으로 당신을 가질거예요
제약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가장 큰 기쁨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우리
그 제약을 깨트림으로써 어쩌면 기쁨과 자유 대신
슬픔과 굴레를 갖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당신의 모든 것 가질 수 없다 해서
제가 당신의 일부분이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날 온전히 당신께 드릴 수 없다 해도
당신의 의미는 전부 이상이에요
저에게 지금 선악의 기준은 없어졌어요
무엇이 옮고 무엇이 그른지도 알 수 없어요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면
제가 당신을 소유할 수 있는 부분이 이만큼 이라면
이만큼만 당신을 생각할 거예요
제가 당신께 드릴 수 있는 마음이 이만큼만 허락되어 있다면
안타깝지만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체념이라고 하지 말아 주세요
비겁이라고도 생각지는 말아요.
가질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보다
가질 수 있는 만큼의 행복을 갖기로 해요
-날이 갈수록 그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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