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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대웅전(大雄殿)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6. 30. 23:32

 

수덕사 대웅전(大雄殿)

 

 

  수덕사의 중심불전인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의 주심포계(柱心包系) 11량(梁)의 겹처마 맞배지붕건물로 고려후기의 것이다. 국보 제49호로 지정되어 있다.

 

 기단은 곱게 다듬은 긴 댓돌을 여러 겹으로 포개어 높이 쌓았으며, 양쪽에 계단을 놓아 오르게 하였다. 주춧돌은 네모나게 다듬고, 윗면에 원기둥을 받도록 둥근 기둥자리를 낮게 마련하였다. 기둥은 배흘림한 정도가 센 원기둥이며, 다만 측면의 가운데 기둥만이 네모기둥이다. 기둥 윗몸에 창방(昌枋)을 둘렀으며, 네 모서리기둥과 창방이 맞물려 있는 위치에 정면과 뒷면 쪽으로만 첨차(首遮)를 끼웠다.

 

 

 

 

 

 이 첨차는 기둥머리 위에 짜인 쇠서〔牛舌〕 모양의 제공을 받치고 있고 제공 끝부분 위에 짧은 장여를 놓아 외목(外目)도리를 받게 하였다. 기둥머리 위의 첨차는 뜬장여와 장여, 주심(柱心)도리를 차례대로 받치고 있는데 이 뜬장여는 정면의 창방 위 포벽을 가로지르고 있다.

한편 이 건물의 설계상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곳은 측면의 가구(架構)인데 창방 위, 유연한 맞배지붕선 아래에 보이는 박공 부분의 형태 구성은 참으로 일품이다. 정면 쪽 협간(夾間)에는 외짝빗살문을 달아 내부로 출입하게 하였고, 창방 위쪽 기둥머리에 파련(波蓮 : 연속되는 당초무늬) 모양의 받침을 놓아서 항아리모양의 단면으로 된 충량(衝樑)을 받았으며, 그 위에 다시 파련대공(波蓮臺工)을 얹어 고주(高柱) 윗몸에서부터 나온 가로 부재를 받쳤다.

 

 이 위에 지붕의 무게를 전달하는 우미량(牛尾樑 : 동자 기둥을 받는 보)이 얹혀져 있는데, 지붕의 무게는 마루보 밑의 우미량으로부터 대들보 위에 얹힌 우미량으로 전달되고, 다시 파련대공으로 받치고 있는 우미량으로 전달된다.

 

 이 우미량들의 율동적인 구성은 마루보 위쪽에서 마루도리를 받치고 있는 솟을합장의 곡선미 및 2중량(二重樑)의 양감 있는 곡면(曲面)과 더불어 뛰어난 아름다움을 완성하고 있다. 더군다나 위 구성 부재들 사이의 작은 벽에는 수생화도(水生怜圖)․나한도(羅漢圖)․소불삼례도(小佛三禮圖)․극락조도(極樂鳥圖) 등의 불화(佛怜)를 가득 그려 넣었다고 하므로 고려 후기 불전 건물의 뛰어난 면모를 여기서 알 수 있다. 지금은 모두 없어진 채 노란색을 칠한 빈 벽으로 되어 있다.

 

 한편 건물의 정면에는 3칸 모두에 3짝 빗살문을 달았고, 뒷면에는 양쪽에 창을, 가운데에 판장문을 두었다. 건물 내부는 원래 바닥을 전돌로 깔았으나 현재는 우물마루가 덮여 있고 뒤쪽 가운데 고주 사이를 막아 불화를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하여 불단(佛壇)을 놓았다.

 

 불단은 모두 3개인데, 가운데에 6각형 불단을 높게 두고 양옆에 약간 낮은 4각형 불단을 두었다. 내부는 모두 연등천장(서까래가 드러난 천장)이다.

1937년, 건물을 뜯어서 수리할 때 발견된 묵서명(墨書銘)에 의하여 1308년(충렬왕)에 지은 것임을 알았으며, 이로써 건립연대가 확실한 우리 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임이 밝혀졌다.

 

  이후 이 건물의 양식적 특징과 비교하여 고려 중기 및 후기의 건물에 대한 편년이 시도되어, 그 결과 봉정사극락전․부석사무량수전 등의 건물이 수덕사대웅전보다 더 오래된 건물임이 밝혀졌다. 제작연대가 뚜렷하고 형태미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한국목조건축사상 아주 중요한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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