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06/03 7

[3]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을 때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3]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을 때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1.18. 03:00업데이트 2024.03.22. 16:54  꾸벅 졸면서나에게로 숨을까겨울나기여 居眠[いねぶ]りて我[われ]にかくれん冬[ふゆ]ごもり 아아,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도쿄에서. 일본 친구와 함께 그날 본 조조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시다가 심상치 않은 진동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온 세상이 흔들린다. 신주쿠의 빌딩 숲. 도망칠 곳이 없다. 숨을 곳이 없다. 땅이 파도치니 뱃멀미하듯 속이 울렁거렸다. 눈앞의 고층 건물이 앞뒤로 흔들리며 윙윙 소리를 냈다. 난생처음 들어보는 벽 울림이다. 저 벽이 무너지면 나는 죽겠구나...

적은 인구라도 모여 사는 압축도시, 지방 소멸 해법이다

적은 인구라도 모여 사는 압축도시, 지방 소멸 해법이다중앙선데이입력 2024.05.25 00:01 게임이론으로 본 세상처음 인터넷이 도입되었을 때 한국은 빠르게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었던 나라 중 하나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분명한 한 가지 요소는 한국인이 아파트에 오밀조밀 모여 살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넓은 들판에 드문드문 농가가 있는 지역에 인터넷을 설치한다고 하면 그 비용이 어떠할까? 일단 인터넷 케이블을 깔아야 하는데 평균적으로 농가 사이의 거리가 100m라고 한다면 한 가정에 인터넷을 설치하기 위해서 100m의 인터넷 케이블을 설치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인구 밀집한 아파트가 IT 강국 비결도야마시는 노면전차등 공공교통망을 활성화하고 그 주변으로 도시 기능을 모으는 압축도시를 ..

문화평론 2024.06.03

초고령화 시대 노인 일자리

[초고령화 시대 노인 일자리]퇴직 후 '인·턴' 꿈꾸지만 경력 살릴 일자리 별따기중앙선데이입력 2024.04.27 01:00업데이트 2024.04.29 15:23김홍준 기자 신수민 기자 구독 SPECIAL REPORT - 준비 안된 초고령화 시대“자식들보다 어린 20대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인턴으로요.”정강영(62)씨는 2년 전 ‘도로 인턴’이 됐다. 취직 초기 수습 생활을 한 뒤 40년 만이다. 출근 시간은 오전 6시30분. 매일 아침 아직 아무도 안 나온 사무실 바닥을 쓸고 커피머신을 닦는다. 정씨는 “비록 인턴이지만 그래도 일을 놓지 않은 나 자신이 대견하다 싶다”고 했다.김모(52)씨도 요즘 ‘현장’에 나가 있다. 3년 전부터 광고대행 업무를 하는 틈틈이 목공·배선 전문가들에게 차근차근 집짓기..

로또 당첨금 들고 튄 직장동료…국토종주 자전거길로 추격하다

로또 당첨금 들고 튄 직장동료…국토종주 자전거길로 추격하다중앙선데이입력 2024.06.01 00:35업데이트 2024.06.01 11:07유주현 기자   국내 최초 ‘자전거 로드무비 소설’ 쓴 정진영 작가국토종주 자전거길인 전북 진안군 모래재를 달리는 사람들. [사진 한국관광공사 오정식]중소기업 회식자리에서 사장이 호기롭게 뿌린 로또가 1등에 당첨된다. 당첨금을 들고 사라진 과장을 잡아오면 연봉 1000만원을 올려 주겠다는 사장의 약속에 직원들은 SNS 속 단서를 찾아 때 아닌 자전거 국토종주에 나선다.국내 최초 ‘자전거 로드무비 소설’이 나왔다. 직장인에게 느닷없이 주어진 5박 6일간의 일상탈출을 그린 정진영 작가(일러스트)의 신간 『왓 어 원더풀 월드』(북레시피). 자전거여행이라는 낭만적인 테마에 고..

오리털 이불

오리털 이불 한결같이 입을 봉한 이불들따스함에 깃드는 내력이가볍게 잠 위에 얹힌다흘러가는 청명한 물소리풀 먹인 옥양목 같은겨울 하늘을 저어가던끼룩대는 울음소리안락한 잠은 갈대 기슭에 닿고꿈속에서 부화하는몇 개의 알이 보인다일렬종대로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눈 가린 오리들의 미래가끔씩 봉합되지 않은 생애의 틈새 사이로조금씩 빠져나오는 깃털을 보며없는 날개를 몸서리로 친다

여름을 슬기롭게 맞기 위해 마음 깊이 담아두어야 할 봄꽃들

[나무편지] 여름을 슬기롭게 맞기 위해 마음 깊이 담아두어야 할 봄꽃들  ★ 1,235번째 《나무편지》 ★   5월 가고 6월, 봄 지나 여름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올 들어 두번째 태풍이 발달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아직 위협적인 세력은 아닙니다. 그 동안은 5월까지 대략 2개에서 3개의 태풍이 발생했다는데, 올해는 너무 적어 문제라고 합니다. 그게 안심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굳이 덧붙일 일 없겠지요. 태풍뿐 아니라, 기록적 폭염과 집중 호우까지 벌써부터 여름을 맞이하는 조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쩌는 수 없지요. 모두가 우리가 지은 일인 걸요. 6월 들어서면서, 지난 봄 내내 《나무편지》에 담으려고 갈무리해두었던 봄꽃과 나무들의 이미지를 돌아보았습니다.   이제 6월인데 봄꽃, 봄나무들에 더 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