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내려놓는 정원 가꾸기 중앙일보 입력 2024.04.16 00:2 고진하 목사·시인 봄비가 내린다. 어젯밤 돌담 밑 수로에서 청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봄비를 재촉하는 예보였을까. 봄비가 내린다. 한동안 가물든 정원의 먼지를 가라앉히고 어린 봄풀들을 일으켜 세우는 빗소리가 수런거린다. 비설거지는 어제 오후에 미리 끝내놓았다. 오늘은 굳이 찬비 맞으며 동네 둘레길 걸으러 나갈 일도 없고, 텃새들이나 길냥이들도 보이지 않으니 차마 끝에서 도란도란 흘러 떨어지는 물소리나 들으며 한유함을 즐기련다. 어린 봄풀 일으켜 세우는 봄비 정원 일서 맛보는 질박한 기쁨 더없는 행복 저절로 오지 않아 김지윤 기자 얼마 전 옆지기가 한 말이 떠오른다. 난 올해 정원사가 될 거예요! 그런 말을 한 그녀는 며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