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9. 1. 21. 15:54

 

어둠이 켜켜이 쌓여 짓눌린

반 지하방에서 그는 죽었다

늦은 밤 컵라면을 먹으며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맛 집을 찾아다니며

행복을 외쳐대는 티브이 프로를 볼 때 행복하다고

언젠가는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낯 선 이방인이 되어보는 꿈을 꾸고 싶다던 그가 죽었다

이미 이 세상의 이방인인 줄 모르고

이미 스스로 돌아버린 줄 몰랐던 것이

그의 사인 死因

꿈밖으로 운구 되어가던 그는

오늘도 음지에서 돋아 오르는

불용버섯으로 찬란하게 피어 있다

그래도 이 세상이 밝아 오르는 것은

수많은 그가 피어 올린

꿈의 빛

이루어지지 않았어도 버릴 수 없었던

 

아, 쓸모없는 희망

 

문학과 창작 201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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