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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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객이거나 그림자이거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10. 4. 00:34

객이거나 그림자이거나

 

 

나를 부르면 그가 온다

절뚝이며 먼 길을 꼬리로 달고

초식도 아니고 육식도 아닌 퇴화의 이빨을 드러내며 오는 사람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굶주린 사막의 아가리 속으로 

기꺼이 사라지는 수많은 그는

내가 호명했던 나

어둡고 긴 골목 같은

목울대를 치고 올라오는 그믐달처럼

어딘가를 향해 흔들었던 깃발이었다가

껍데기만 남은 그림자를

홑이불로 덮는다

 

 

한낮에는 갈 길이 멀고

밤이 깊으면 머무를 곳이 두렵다

객이거나

그림자이거나

 

 

우리시 2016년 10월호 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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