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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스타의 고백 "가식적 삶에 지쳤어요"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5. 11. 6. 23:27

SNS 스타의 고백 "가식적 삶에 지쳤어요"

팔로어 60만명 호주 소녀, 진실 밝힌 동영상 빅히트 "주목 받으려고 완벽 꾸며"
  • 이기훈

    발행일 : 2015.11.05 / 국제 A20 면

    "햇살 아래서 수학·영어 숙제하는 중이에요."

    사진 공유 SNS 인스타그램에 이런 캡션과 함께 비키니 차림의 여성 사진이 올라왔다. 빼어난 외모와 군살 없는 몸매를 한 젊은 여성이 피크닉 돗자리에 누워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호주에 사는 에세나 오닐(19). 그는 6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SNS 스타'다. 네티즌은 그가 화려한 일상을 담은 사진을 올릴 때마다 '좋아요'로 호응했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그의 SNS 계정에서 사진 수천 장이 사라졌다. 남겨진 사진에 달린 캡션들도 몽땅 바뀌었다. 한때 10대 미녀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은 것처럼 보였던 사진의 캡션은 이렇게 고쳐졌다. "사실 (몸매를 부각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포즈를 취한 거예요. 이런 삶은 솔직하지도, 멋지지도 않아요. 주목을 받으려고 억지로 꾸며내 완벽하게 보이려고 한 것입니다." 그의 SNS 계정 명칭도 'SNS는 진짜 삶이 아니다'로 변했다.

    12세 때부터 SNS를 했다는 오닐은 사진과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는 데 매주 50시간 이상을 썼다. "인터넷 속 '완벽한 소녀'를 보며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그는 스타가 됐지만, 가식적인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SNS의 어두운 면을 알리게 되었다고 했다.

    그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사진 캡션은 "이날 비가 와서 운동은 하지 않았다. 마치 운동한 것처럼 꾸며서 사진을 올렸다"로 바뀌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셀카'에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할 법한 사진을 찍으려고 수십 번 촬영했다"고 했다. 드레스를 입고 있는 사진은 의류 회사에서 400달러를 홍보 대가로 받고 올린 거라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 2일 유튜브에 '내가 SNS를 끊는 진짜 이유'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나온 오닐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좋아요'나 팔로어 수에 신경 쓰지 않는 인생이 더 아름답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하루 만에 100만여 명이 이 영상을 봤다.

    네티즌은 오닐의 '변절'에 찬사를 보냈다. 트위터리안 '러브차일드'는 3일 "오닐은 가장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이라며 "그녀 덕에 내 인생이 바뀐 기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