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빛과 그늘
입력 : 2015.11.06 03:00
주부들이 찾는 요리 사이트에서 '럭셔리 블로그'가 화제이기에 찾아가 봤다. 모델 뺨치는 얼굴과 몸매를 지닌 젊은 엄마의 블로그다. 해외여행과 명품 쇼핑, 맛집 기행으로 살아가는 동화 같은 삶이 펼쳐진다. 하나같이 남편 돈 잘 벌고 시집·친정 다 부유하다. 집안일은 도우미가 하고 아이도 명품 장난감을 갖고 논다. 사진은 죄다 잡지 화보감이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산다'는 천상의 세계가 여기인가 싶다.
▶사진을 주로 올리는 SNS 인스타그램엔 세련된 이미지가 가득해 유행이나 화장에 민감한 사람들이 모인다. 보통 사람이라도 패션 감각 뛰어난 계정엔 수천 팔로어가 따른다. 기업이 이 좋은 입소문 창구를 놓칠 리 없다. 자기네 상품을 인스타그램 스타가 걸치고 사진 올려주는 대가로 한 건에 200만~300만원을 건네기도 한다. 사람들은 개인적 활동이려니 여기고 '좋아요' 버튼을 눌렀는데 거기 은밀한 '거래'가 있었던 것이다.

▶100만 팔로어를 거느렸던 호주의 SNS 스타, 열아홉 살 소녀가 "소셜 미디어 세계는 허상"이라고 고발하며 SNS의 어두운 면을 알리는 투사로 변신했다. 그는 두꺼운 화장과 비키니 사진을 올리며 남들이 눌러주는 '좋아요'에 목매는 삶에 "숨이 막혔다"고 털어놨다. 한 업체가 제공하는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올린 대가로 400달러를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자기 계정에 올렸던 사진 수천 장을 모조리 삭제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짓 인생을 더 이상 살지 않겠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15억명이, 트위터는 3억명, 인스타그램은 4억명이 쓴다. 사람들은 대개 일상을 기록한다는 생각에서 SNS를 시작한다. 그러다 팔로어들이 '좋아요'로 반응해주면 점점 더 열을 올리게 된다. 결국엔 SNS에 올리기 위해 뭔가를 하게 되더라는 사람이 많다. 수천 명과 친구를 맺고 하루에 몇 시간씩 SNS를 읽느라 일상이 망가지는 사람도 늘었다.
▶'카·페·인 폐인'이라는 말이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빠져 산다는 뜻이다. 남들이 SNS에 올린 멋진 삶을 보면서 그렇지 못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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