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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10. 13. 11:24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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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1.

황씨는 책을 덮는다. 눈이 침침해진 탓도 있지만 왠지 모를 쓸쓸한 기분이 밀려들어서다. 전날 아파트 분리수거함에서 가져다 두었던 소설책 두 권을 들고 황씨는 밖으로 나온다. 더 이상 소설책을 읽지 않을 생각이다. 읽고 나면 이상하게도 머릿속에 온갖 잔상들이 남아서 황씨를 혼란스럽게 한다. 황씨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들이 그를 더 외롭게 하고 쓸쓸하게 만든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자신의 처지와 비교되어 초라해지고, 또 비극으로 끝나면 모든 것이 허망해져서 맥이 풀린다. 그나마 요즘은 집중이 잘 되지도 않는다. 생각이 많아져선지도 모른다.

분리수거장에는 송여사가 나와 있다. 분홍빛 모자를 눌러 쓴 그녀를 보자 황씨는 자신도 모르게 돌아선다. 평소라면 무심한 척 인사를 건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황씨가 들고 있는 책들은 며칠 전 송여사가 분리수거장에 내다버린 것이다. 그동안 황씨가 읽었던 책들 대부분이 그랬다. 그러나 황씨는 이런 식으로 자신이 송여사가 버린 책을 읽어왔다는 것을,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는 않다.

휴대폰이 울린다. 친구 정수 씨다. 은퇴 후 황씨를 가끔씩 찾아와 주는 유일한 친구다. 주말에 산에 같이 가잔다. 황씨가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정수 씨는 약속장소와 시간을 알려주고는 전화를 끊는다. 주말에는 딸과 사위가 찾아오겠다고 했었다. 딸이 왜 오겠다는 것인지 알면서도 황씨는 거절하지 못 했다.

황씨는 정수 씨에게 전화를 하려다 그만둔다. 그 사이 정수 씨가 찾아오거나 전화를 하면 그 때 말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보니 모임에 나가지 않은 지도 오래 됐다. 아내가 죽은 뒤부터였을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 떠들고 마시는 일이 번잡스럽게 느껴져서다. 아내와 그렇게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닌데 한동안 황씨는 술에 의지해 살았다. 잔소리를 늘어놓고 구박을 하더라도 아내가 있을 때가 좋았다. 매일 밥상을 차려주지도 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느라 집을 비우더라도 혼자보다는 나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아내가 암에 걸려 떠난 뒤에야 알았다.

아내는 황씨가 건설현장을 따라 전국을 떠도는 동안 혼자 자식 셋을 키웠다. 그러면서도 불평을 하거나 원망을 한 적이 없었다. 나근나근한 맛은 없어도 심지가 굳고 강한 여자였는데 마지막엔 부서질 것같이 바짝 말라서 떠났다.

황씨의 머릿속엔 아무런 말도 없이 무구히 자신을 바라보던 아내의 처연한 눈빛만이 남아 있다. 그 눈빛은 때로 황씨에게 한없이 고마운 마음이 들게 했다가 가끔은 미안해서 가슴을 치게 만들었다. 황씨는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아내에 대해 불평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후회하지 말고 옆에 있을 때 잘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곤 했다. 그러나 황씨가 그랬던 것처럼 친구들 역시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모양이다. 어느 순간 황씨는 그런 친구들까지도 불편하게 느껴져 모임에도 나가지 않게 됐다. 하지만 아내가 없더라도 살아지게 마련이다. 아내 역시도 이왕이면 황씨가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랄 것이었다. 그래서 황씨는 정수 씨가 자기와 같이 아파트 경비 일을 하자고 했을 때 말없이 따르게 되었다.

처음 경비 일을 하면서 황씨는 자신이 오래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별히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하루 24시간을 꼬박 근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두어 평의 경비실에 앉아 온종일 우두커니 앉아있는 일이 지루하기만 했다. 그러나 황씨는 지금 2년 째 일을 하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연애소설을 읽을 수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송여사 때문이다. 책이야 어디서든 읽을 수 있는 것이니, 이유는 오직 한 가지인 셈이다.

송여사는 경비실 앞 101호에 산다. 처음에 그녀는 작고 야윈 체형에 조용해서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엔가 송여사가 놀이터 옆의 벤치에 앉아있는 것을 보게 됐다.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읽는 그녀를 보면서 황씨는 알 수 없는 정욕을 느꼈다. 그녀는 꾸미지 않는 작은 들꽃처럼 화사했다. 그 이후 황씨는 수시로 그녀를 훔쳐보곤 했다. 의자에 파묻히듯 앉아서 책을 읽고, 놀이터에 나온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녀의 뒷모습은 황씨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경비실에서의 하루를 무료하지 않게 해줬다.

2.

황씨는 마지막 책장을 넘긴다. 더 이상 읽지 않겠다고 밀쳐뒀던 책인데 읽다보니 어느새 다 읽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책을 읽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켜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기보다 나은 일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불현듯 자신이 좀 더 일찍 연애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알았더라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알았더라면 덧없이 밖으로 떠돌지 않고, 가족한테 잘 할 수 있었으리란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황씨가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좀더 일찍 깨닫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일 뿐이다. 지금은 하는 일도 있고, 또 소설을 통해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에 빠져드는 즐거움도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무엇보다 모두가 잠든 새벽녘 송여사의 아파트 주변을 돌아볼 수 있고, 그녀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으니 이만하면 족한 일상이다.

송여사는 여느 때처럼 벤치에 앉아있다. 인사라도 나눌까 황씨는 그녀 주변을 서성인다. 그러나 송여사는 책 읽기에 빠져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황씨는 새삼 근무복 차림의 자신을 돌아본다. 지금은 한 사람의 남자로서 그녀 앞에 당당히 나설 수가 없다. 황씨는 공연히 그녀 주변을 서성이다가 혹시라도 다른 사람의 눈에 띠여 소문이라도 나면 송여사가 난처해질 것 같아 돌아선다.

황씨는 경비실로 들어간다. 두어 평의 좁은 공간,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살아오면서 황씨는 수컷이란 암컷을 유혹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고 믿었다. 그것은 젊어서부터 가졌던 생각이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한다. 더 이상 암컷을 유혹할 수 없을 때 수컷으로서의 생명력도 끝나는 것이다.

사랑이라면 여한이 없을 것도 같은데 황씨는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수컷임을 증명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은퇴를 하고서 일없이 지내다보니 무력해져서 잊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송여사를 만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욕구를 느낀다. 원래 생각이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더 빠져들게 마련이다.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그런 욕구에 시달리면서 요즘 황씨는 더욱 수컷의 존재감에 집착하게 된다. 이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름과 명예를 위해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까지 유효한, 예순 여섯 살의 황씨가 자신의 전부를 걸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뿐이다. 어쩌면 그 사랑은 수컷의 존재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숨 쉬고, 밥 먹고, 잠을 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이어가게 만드는 필수 요소이고 습관인지도 모른다.

물론 요즘 황씨는 자신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평생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소설책을 읽으면서 였을 것이다. 오직 송여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 황씨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가슴 절절한 연애 이야기가 그냥 남의 이야기가 될 수 없었다. 아마존의 밀림에서 사랑을 나누는, 남미의 옛 유적지로 보물을 찾아 나섰다가 원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그들을 만나면서 황씨는 늘 송여사를 떠올리고는 했다. 그들처럼 황씨 역시도 송여사와 사랑을 나누곤 했다.

3.

깜빡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황씨의 아랫도리가 팽팽해진다. 방광이 터질 것 같은 압박을 느끼면서도 눈을 뜨지 않는다. 꿈을 깨고 싶지 않아서다. 어쩌면 황씨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날마다 송여사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다보니 어느 순간에는 꿈이 현실 같고, 현실이 꿈처럼 아득할 때도 많다.

황씨는 요즘 자주 송여사 꿈을 꾼다. 꿈속에서도 그녀는 기분 좋은 향내를 풍기며 황씨를 유혹하곤 한다. 그녀의 가슴은 더 없이 풍만하고, 은밀한 그곳은 축축이 젖어 있고는 했다.

황씨는 밖으로 나온다. 오늘은 유난히 새벽별이 반짝거린다. 별들도 사람처럼 태어나서 진화 하다가 죽음을 맞는다고 했었다. 태어난 후 오랫동안 중심에서 수소를 태워 빛을 내다가 가진 것을 다 태우고 나면 마지막 순간에 폭발을 하게 되는데 이 때의 밝기가 평상 시의 1억 배가 된다고 했었다. 황씨는 자신도 별처럼 생의 마지막을 그렇게 맞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폭발하듯 송여사와 사랑을 나누다 마지막 순간을 맞는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황씨는 송여사가 잠들어 있는 아파트 창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젊어서는 황씨에게도 여자들이 많이 꼬였다. 객지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비슷한 처지의 인연이 눈에 들어오고 어느 순간엔가 한 이불을 덮게 되었다. 돌아보면 그렇게 스쳐간 사랑이 적지 않았다. 그것을 사랑이라 해도 좋을 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고, 멋도 있었으니 사랑이라 못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하다. 보고 싶다거나,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꼭 만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없다. 그들 중 몇 명은 황씨의 사무실까지 찾아오고, 구구절절 사랑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황씨는 철저하게 그들을 외면하며 살았다. 그것은 황씨가 사랑이나 사람에 대한, 어쩌면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때문이기도 하다. 그냥 사랑도 사람도 한순간의 바람 같아서 스쳐 지나는 것이고, 그래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이 때문인지 오직 한 여자뿐이다. 상대가 평생을 함께 해온 아내가 아니라서 유감이지만 그래도 소중한 사람이 황씨 앞에 있다는 것이, 매일 얼굴을 볼 수 있고 가까이에서 돌봐줄 수 있다는 것이 황씨를 기쁘게 한다.

4.

송여사가 화분을 들고 온다. 자신보다 더 큰 화분이다. 황씨는 경비실 밖으로 뛰어나가 화분을 받아든다. 이파리가 떨어져 볼품은 없어도 제법 솜씨를 부려 가꾼 흔적이 보인다.

황씨는 화분을 들고 송여사의 집으로 들어간다. 집 안까지 들어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황씨는 신발을 벗고 거실까지 올라가야할 지 잠시 망설인다. 집이 너무 정갈한 때문이다. 구석구석 먼지가 쌓이고 벗어놓은 옷가지들로 어지러운 황씨의 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온종일 운동화를 신고 있던 발에서는 냄새가 날 것이다. 황씨는 발가락을 오므린 채 거실로 오른다.

송여사가 가리키는 장소에 화분을 내려놓고 베란다를 쳐다본다. 화분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동안 송여사가 화분을 모은다는 것은 알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 식물원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한번도 보지 못한 것들도 많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황씨는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농사를 짓거나 식물을 키워본 것도 아니어서 이름은 더더욱 모른다. 송여사의 정성 때문인지 식물들은 하나같이 싱싱하다. 갑자기 황씨의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람한테 주지 못한 정을 식물과 나무한테 쏟는 것 같아서다.

송여사가 드링크 한 병을 꺼내온다. 황씨는 그것을 받아들고 나온다.

─아저씨! 어디 갔다 오는 거예요? 엘리베이터에 우리 애가 갇혔다구요!

여자의 목소리가 격앙되어 있다. 황씨는 허둥지둥 경비실로 들어간다. 조금 전 경비실을 나서면서 비상벨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던 것도 같다. 송여사의 화분을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미처 인지를 못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황씨는 당황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관리소장한테서 이야기를 들었지만 처음 당하는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애가 놀라서 우는 소리 안 들려요?

황씨는 정수 씨한테 전화를 건다. 지금 자신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지 물어보는 것 밖에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정수 씨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119대원들이 뛰어든다.

─안에 몇 명이나 있어요? 황씨는 고개를 흔든다. 119대원은 황씨가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아들 혼자에요.

아이의 엄마가 아들과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다가 119대원을 바꿔준다.

─지훈아! 괜찮아. 이제 아저씨가 왔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

다행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아이는 무사하다. 황씨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만약에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더라면 황씨한테도 책임이 있을 터였다. 꼭 책임 때문에서가 아니라 주변에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특히 송여사와 연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5.

─사람은 외로우면 안 돼. 나이가 들수록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는 거라구. 안 그래요. 한여사!

─맞는 말이에요. 자식이 있다고 부모 마음을 알아주길 하나. 속사정 다 아는 친구가 자식보다 백배 낫죠.

황씨는 퇴근시간에 맞춰 찾아온 정수 씨가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나왔던 길이다. 엘리베이터에 아이가 갇혔던 이야기를 했더니 걱정이 돼서 찾아왔다고 여겼다. 그러나 뜻밖에도 식당에는 두 명의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상황을 보니 정수 씨가 황씨에게 여자를 소개해주려는 자리다. 황은 말없이 술잔을 비운다.

─술만 마시지 말고 안주도 좀 먹어.

황씨는 자기 앞으로 접시를 내미는 정수 씨를 쳐다본다. 중풍이 와서 요양원에 있는 정수 씨의 아내가 떠올랐으나 말을 꺼내지는 않는다. 아내를 간호하겠다고 경비 일을 그만뒀던 친구다. 치매가 오는 바람에 더 이상 집에서 간호할 수 없어서 전문병원으로 옮긴 것이 여러 달 지났을 것이다.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정수 씨한테 뭐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죽은 아내나 중풍에 치매까지 걸려 병원에 누워있는 아내나 무엇이 다를까? 황씨는 그저 술잔을 비울 뿐이다.

─아프리카의 깊은 밀림에는 ‘우추프라카지마’라는 독특한 이름의 음지식물이 있대요. 이것은 아주 적은 양의 물과 햇빛만 있어도 자라는 데 결벽증이 심해서 사람은 물론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만 건드려도 금방 시들시들 해져서 죽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식물을 오래 연구해오던 박사가 나중에 비밀을 밝혀냈는데, 그것은 어제 만졌던 사람이 오늘 내일, 계속 만져주면 죽지 않더라는 거죠. 그 식물이 죽었던 것은 결벽증 때문이 아니라 외로워서 죽었던 거였어요.

황씨는 자기 앞에 앉아있는 여자가 딴 세상 사람처럼 느껴진다. 환갑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곱다. 매일 복지관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며 살아서인지 자신감이 넘쳐난다. 친구가 자신의 옆구리를 치며 여자의 술잔이 비었다고 신호를 보내도 황씨는 모르는 척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자리가 불편한 탓도 있지만 송여사 생각이 나서다. 황씨는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일어나 계산을 하고 식당을 나선다. 정수 씨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만 돌아보지 않고 택시를 탄다.

알고 나갔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황씨는 송여사한테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든다. ‘송여사! 나한테는 당신밖에 없어요.’ 황씨는 술주정을 하듯 혼잣말을 되뇌인다.

‘아프리카의 그 식물은 결백증 때문이 아니라 외로워서 죽었던 거예요.’

한번도 보지 못한 식물이지만 황씨는 왠지 그 식물이 송여사와 닮았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화분들 때문에 쉽게 연상이 됐을 지도 모른다. 그녀는 서른이 채 되기도 전에 사별을 했고, 유복자였던 아들은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를 찾아오는 사람도 그녀와 친하게 지내는 가까운 이웃도 없다. 늘 조용하고 빈틈이 없어서 쉽게 말도 붙일 수 없지만, 지난 1년여 동안 그녀를 지켜본 황씨는 송여사가 한없이 여리고 부드럽다는 것을 안다.

─송여사!

황씨는 그녀의 이름을 읊조린다. 하루 온종일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해도 이렇게 눈을 감고 이름을 부르다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가끔은 자신의 집에서 그녀와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또 그녀를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소명감 때문에 가슴이 뜨거워지곤 했었다.

6.

저녁 어스름이 내리면서 주위가 어둑하다. 황씨는 아파트 뒤편에서 송여사를 기다린다. 주민들이 뒷산으로 산책을 가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문이다. 송여사가 보인다. 그녀는 맹장 수술을 받고 며칠 전에 퇴원을 했다.

황씨는 송여사 곁으로 다가간다. 그녀에게 아는 체를 하고서 앞서 걷기 시작한다. 저녁 무렵에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다. 특히 송여사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를 쓰고 모자까지 눌러 썼다. 황씨 역시 근무복을 벗고 등산복으로 갈아입어서 다른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을 것이다. 언덕을 올라 평지에 오르자 저만치 아파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망이 좋은 곳이라 벤치가 놓여있다.

황씨는 송여사와 나란히 벤치에 앉는다. 도심의 불빛이 화려하다. 황씨는 오늘따라 유난스럽게 밝은 불빛이 원망스럽다. 송여사를 돌아본다. 며칠 사이 송여사는 많이 초췌해져 있다. 이 여자와 그저 소박하고 평화롭게 여생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황씨는 새삼 책한테 고마움을 느낀다. 그녀를 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책 때문이었다.

그날 황씨는 처음으로 서점이란 곳에 가서 점원의 추천을 받아 소설책 3권을 골랐다. 첫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적어 넣고서 포장까지 해서 송여사를 찾아갔다. 그 동안 황씨가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그녀의 책들을 읽었노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초인종을 눌렀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관문을 두드리며 송여사를 불렀다. 문이 열면서 그녀가 쓰러졌다. 황씨가 서둘러 119에 신고를 하고, 그녀를 병원으로 옮겼다.

다음 날 퇴근길에 황씨가 면회를 갔을 때 송여사는 수술을 받고 깨어나 있었다. 그녀는 한참동안 황씨를 쳐다봐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황씨는 더없이 기뻤다. 의사는 조금만 늦었어도 큰 일 날 뻔했다고 했었다. 황씨는 자신이 송여사를 위해 뭔가를 했다는, 그녀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늘 이렇게 송여사와 나란히 산책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예감은 적중한 셈이다.

─몸은 괜찮은 거예요?

─고마웠어요. 언제 밥이라도…….

황씨는 송여사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를 안는다. 고양이가 먹이를 잡아채 듯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 일이다. 그 순간 황씨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자각에서다. 다행히 송여사는 황씨를 거부하지 않는다.

─누가 보면 어쩌시려고.

그러나 늦은 시간 가까운 산책로를 두고 일부러 이곳까지 올라올 사람은 없다. 누가 본다고 해도 상관없는 일이다. 황씨는 송여사의 입술을 핥고 가슴 속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 어떻게 그런 용기가, 자신감이 생겼는지 모른다. 황씨의 진심이 통한 것이다. 송여사는 가만히 황씨를 받아들인다. 그는 좀 더 침착하게 송여사를 탐닉한다.

7.

황씨는 욕조에 몸을 담근다. 물은 적당히 따뜻하다. 밤을 꼬박 새운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황씨는 눈을 감고 욕조에 기댄다. 그는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긴 여행에서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모처럼만에 얻은 절정감이었다. 송여사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전율이었고, 환희였다. 황씨는 자신이 누군가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황씨는 그녀가 준비해 둔 새 속옷을 입고, 그녀의 침대에서 그녀의 냄새를 맡으면서 잠에 빠져든다.

일어나 보니 송여사는 화분을 손질하는 중이다. 거실 가득 햇볕이 들어와 송여사를 비추고 있다.

─식사 해야죠?

─천천히 먹어요.

─아프리카의 어느 산에서 가져온 씨앗을 200년이 지나서 우연히 물을 줬더니 몇 개가 싹을 피웠다고 하더군요. 시들고 죽어가던 이것들도 이렇게 꽃을 피우고 가지를 치면서 자라네요.

─송여사가 정성을 들이니까 그렇죠.

─생명력일 거예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강인한 생명력요. 사람이나 식물이 다르지 않나봐요.

─송여사 그만하고 이리 와요.

─동대문서 30년 넘게 옷 장사를 했어요. 저녁에 나가서 일하고 아침에 들어와 잠깐 눈을 붙였다 나가곤 했어요. 그러다보니 몸이 자주 아프고 여기저기가 결리곤 했어요. 감기라도 걸리면 잘 낫지도 않고. 병원에 갔더니 우울증에 비타민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햇볕을 쪼이는 것이 도움이 될거라고 하더군요. 그 때가 마침 봄이라서 햇빛이 따뜻했어요. 몸이 가뿐해지는 것도 같고, 몸 안의 눅눅한 기운이 걷히는 기분이었어요. 햇빛을 받으면 온 몸이 빨래처럼 까슬까슬 말라서 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죠. 그러다보니 틈나는 대로 햇빛에 나와 있곤 했어요. 그러다보니 습관이 됐는지 일을 그만 뒀는데도 계속 햇빛을 찾게 되더라구요.

─그런 송여사 모습에 내가 반한 거 아니에요.

─햇볕 속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30년 전에 떠나간,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는 남편이 가끔 보이기도 했어요. 바빠서, 하나 뿐인 아들 굶길까봐 정신없이 사느라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남편이, 남편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찾아들고는 했죠.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일과가 됐어요. 가끔씩은 남편이 슬그머니 와서 말을 걸어주기도 하고, 어떨 땐 내 쪽에서 보이지도 않는 남편이 옆에 있다고 느끼며 혼자 말을 하기도 하구요. 그러다 우연히 버려진 화분을 보고는 가져다가 물을 줬더니 꽃이 피더라구요. 그 때부터 눈에 띠는 화분이 있으면 가져다 키웠던 거예요.

송여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황씨는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황씨는 소파에서 일어나 가만히 송여사를 안아준다.

─송여사! 내가 항상 당신 옆에 있으리다. 햇볕을 쬐지 않아도 춥지 않게 이렇게 내가 당신을 안아주리다.

8.

황씨는 오늘 아침 관리소장한테서 사표가 처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번 엘리베이터에 아이가 갇힌 일 때문에 부녀회에서 말이 나왔고, 관리소장까지 난처해지는 상황이 되면서 황씨 스스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하면 되는 일이었으나 근교에 작은 아파트라도 구해서 송여사와 살림을 합칠 생각을 해오던 터라 사표를 냈던 것이다. 집을 팔아서 일부는 딸을 도와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어제 저녁 황씨는 딸의 전화를 받았다. 울면서 황씨를 원망했었다. 아버지가 도와주지 않아 회사가 부도났고 사위가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몇 차례 딸이 사위와 함께 와서 도와달라는 것을 거절했었다. 따로 노후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있는 재산이라고는 지은 지 20년도 더 된 낡은 주택과 매달 받는 연금이 전부인데 수시로 손을 벌리는 자식들의 요구를 받아줄 수가 없어서였다. 더군다나 송여사와 새 출발을 생각하는 황씨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자식의 일을 모른 척 할 수도 없게 되었다. 더군다나 자식이 구속이 되었다는데 자신의 행복만을 생각할 수 없는 노릇이다.

황씨는 송여사를 찾아간다. 그 동안 황씨는 아파트를 구해놓고 청혼을 하려고 미뤄왔었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미리 송여사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오늘이 송여사를 보는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황씨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몇 번이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집안일로 며칠 시골에 다녀와야 한다고 황씨는 거짓말을 한다. 차마 사위가 구속돼서 해결해줘야 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다. 앞으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할지, 또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송여사한테 막연히 기다려 달라고 할 수도 없다.

─돌아오면 연락하리다.

송여사 건강하게 잘 지내요. 그러나 입이 떨어지지 않아 황씨는 그대로 돌아선다.

9.

황씨는 어느 새 아파트 입구에 와 있다. 딸과 같이 사위를 면회 갔다가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갈비탕은 손도 대지 않고 소주 한 병만 마시고 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자신도 모르게 아파트 입구에서 버스를 내렸다.

그동안 황씨는 송여사한테 전화조차 하지 못했다. 은행으로 경찰서로 쫓아다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황씨는 여러 차례 전화를 걸려고 번호를 누르다 그만두었다. 채권자들을 만나 합의는 봤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끝까지 합의를 못하겠다는 한 사람 때문에 재판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황씨에겐 송여사를 만나지 않는 것이 정말로 그녀를 위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 그러나 아파트로 들어서는 순간 황씨는 송여사를 보지 않고는 돌아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여느 때처럼 그녀가 벤치에 앉아있지 않을까 싶어 황씨는 주변을 살핀다. 하지만 송여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황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경비실 근처로 다가간다. 화단 근처에 낯익은 화분들이 늘어서 있다. 송여사가 종이상자에 화분들을 가득 담아 내오고 있다. 저러다가 허리라도 다치면 어쩌려고. 황씨는 송여사한테로 뛰어간다.

─이것들은 왜 다 나와 있어요?

송여사는 황씨를 쳐다보면서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화분 가져가세요. 공짜예요.

송여사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목청을 높인다.

학교에서 돌아오던 아이들이, 길을 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화분을 고르고, 몇 개씩 안고 간다.

황씨는 송여사의 집으로 향한다. 현관문을 열자 거실이 텅 비어 있다. 베란다까지 가득 채우고 있던 화분들이 보이지 않는다. 황씨가 없는 며칠 동안 이런 식으로 화분을 처분했던 모양이다.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거예요.

제자리라니. 어쩌다 다치거나 길을 잃은 야생동물들을 치료해서 다시 산으로 들로 돌려보는 것은 가끔 텔레비전을 통해 본 적이 있지만 화분을, 식물들을 제 자리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일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정성들여 가꾸던 것들을 내다버리는 것일까?

황씨는 누구보다 송여사가 화분에 쏟은 정성을 잘 알고 있다. 그녀에게 화분은 그냥 화분이 아니라 남편이었고, 자식이었고, 연인이었다. 모든 것이 황씨 탓이다. 송여사에게 다른 까닭이 있을 리 없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도, 딸이 헛된 꿈을 쫓는 사위를 만난 것도 자신의 잘못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아내한테 잘 하지 못한 벌인지도 모르고, 그를 스쳐갔던 여자들한테 지은 죄가 많아서 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각오한 일이다. 황씨는 더 이상 송여사 옆에 있는 것도 불편해서 돌아선다.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은 화분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처입고 길 잃은 야생동물이 누군가의 지극한 간호를 받고 기운을 회복해 다시 야생의 세계로 돌아가듯이 황씨가 돌아가야 할 곳은 바로 자신의 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나마 자신을 받아줬던 송여사가 고마울 따름이다. 황씨는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고개를 쳐든다. 요즘 들어 눈물이 흔해졌다. 나이가 들면 점점 여성화 된다고 하더니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10.

황씨는 집을 팔아 서울 근교에 작은 아파트를 구했다. 나머지는 소액 채권자들과 합의를 보는 데 쓰고 딸이 얼마동안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황씨는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손님이 왔다. 라면을 끓여 늦은 점심을 먹고 거실에서 졸고 있던 중이다. 정수 씨다. 소주병이 가득 들은 비닐 봉투를 안고 있다.

─왜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라 실망인가?

─기다릴 사람이 어딨어? 누가 찾아올 거라고.

─어제 한여사를 만났는데 송여사를 찾아갔다는 거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말 않더라고.

─한여사가 누구야?

─그때 왜 상가 식당에서 만났던 여자 있잖아. 기억 안나? 아마 한여사가 자네한테 마음이 있었던가 봐.

─그렇게 잘난 여자가 뭐 때문에…….

─송여사를 한번 찾아가 보는 건 어때?

그러나 황씨는 그녀를 찾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송여사가 자신과 한여사 사이를 오해한 것이라 해도 지금의 처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황씨는 정수 씨를 배웅하고 돌아온다. 이미 해가 지고 아파트 단지는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황씨는 자신이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제가 한번은 송여사를 찾아갈 것이란 생각을 한다. 예전처럼 사랑을 나누고 거실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고 해도 멀리서나마 그녀를 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분리수거장에 가서 그녀가 읽었던 소설책을 골라올 수도 있을 것이다. 황씨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황씨는 거실바닥에 웅크리고 눕는다. 지금의 처지가 결코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송여사를 알기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아니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가지 않을 것이다. 사랑이란 걸 느껴본 사람만이 그것의 고통을, 그것의 위안을 아는 법이다.

들꽃같은 송여사의 화사한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의 텅 빈 거실에는 하나 둘 화분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앙상했던 가지들마다 새싹이 돋고 꽃이 피듯 움츠렸던 이파리들이 자라고 있다.

어느 순간 황씨 자신이 송여사의 거실 어느 한 켠에 자라는 화분처럼 느껴진다. 거실 가득 햇빛이 빛나고 촉촉하게 물을 머금은 화분에는 식물이 움을 틔운다. 금방 이파리가 자라고 옆으로 가지가 뻗어나간다. 식물은 점점 무성해지고 외로움도 함께 자란다. 그 식물의 이름은 우추프라카지마다.

 

박세연 /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2008년 『시와신문』으로 등단했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에서 근무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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