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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오늘의 뉴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0. 10. 29. 18:32

오늘의 뉴스 / 나호열

 

 

새벽 한 시가 천천히 내 몸 속으로 들어온다
잠들 시간이야 지하로 내려가는 문들을 잠그면서
새벽 한 시가 달콤하게 몸 속에서 녹는다
미리 읽은 내일 아침 신문 활자들이
토사물처럼 뇌수에 얼룩지고
아무 일 없을까 정말 내일은 무사할까
집행관 같은 초침의 발자국소리가
몸 속의 어딘가를 허물고 있을 때
저기압골은 무거운 생각들을 떨구어 내면서
새벽 두 시를 지난다
가뿐한 구름이 되어 나는 어딘가로 옮겨졌다가
되돌아 오는 것일까 아니면 아주 낯설은 곳으로 내동댕이
쳐지는 것일까
단 한번의 약속
죽음도 아직도 완강하게
이 밤에도 낯선 것을 향하여 지는 공포를 몰고
세 시를 건너간다
이끼류같이 축축한 물기가 헐렁해진 잠을 채우고
그 속에서 벌레처럼 나의 몸은 꿈틀거린다
조였던 나사가 풀리고
못들이 떨어지고
성급한 조립이 시작되고
오늘만큼 썩어가는 무덤들이
거리로 나온다 인사를 나누면서 코를 틀어 막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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