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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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구름시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11. 5. 15:22

구름시편

이 세상에 살면서
늘 저쪽 세상으로  걸어가는
기러기들이 기럭기럭
발자국들을 강물에 던져놓고 간다
강물은 몸으로 발자국을 받아 숨기며
얼어가는 울음을 파문으로 남긴다

가끔 갈 길을 잃어
망망해진 마음일 때
남쪽 바다에서 피어난 구름이
기여코 내게로 올 때
머물듯 흘러가면서
기럭기럭  무봉의 날개를
내게 입혀주려는듯 하다
여전히 이 세상이 낯설어
저곳을 걸어가는 나를 위하여
길은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건너가는 것이라고
또 뉘엿뉘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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