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당신이라는 국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6. 1. 00:04

당신이라는 국도

 

처서나 이순 그때쯤의 서늘한 설렘을 아는가

그윽한 파문이 채 닿기도 전에 머쓱하게 손을 거두 어들이는

차오를 듯 말 듯 이울어지는 낮달을 닮은 얼굴을 기억하는가


담쟁이넝쿨처럼 뻗어 나가는 푸르른 길

구름으로 엮은 하늘을 오르는 밧줄 같은 길을 지나

이세상에서가장멀리있는우체통으로가는마음은

밑이 빠진 편지함에 내려놓는 손에 들려 있으니

 

나는 한 줄의 긴 편지를 쓴다

 

순례자와 여행자의 동상이몽이

당신이라는 국도 어디쯤에서 피었다 진다

'촉도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자와 청소부  (0) 2020.06.15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0) 2020.06.08
불타는 시詩  (0) 2020.05.28
외설의 법칙  (0) 2020.05.25
따귀를 맞다  (0) 2020.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