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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

창조적·문화적 도시 성장에 투자하는 영국의 문화발전기금(CDF, Cultural Development Fund)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 15. 16:58



2019 아키스브리핑 제227호 
 

창조적·문화적 도시 성장에 투자하는
영국의 문화발전기금(CDF, Cultural Development Fund)


 

정 보 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연구실 연구원

 



 

본고는 지역분권과 관련하여 문화사업 쇠퇴 및 지역 간 문화적 불균형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방안으로서, 영국에서 문화 이니셔티브와 창의적인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위해 2018년 설치한 ‘문화발전기금(CDF, Cultural Development Fund)’을 소개하고자 함

 

 

▮ 영국, 살고 싶은 도시의 기준 : 학군보다 예술과 문화 우선 고려

영국인들은 살고 싶은 도시를 고려할 때 학군보다 예술과 문화를 우선순위로 보고 있으며, 예술과 문화를 삶의 필수적인 요소로 보고 웰빙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ACE, 2019)

  • • ACE 2019년 The Value of Arts and Culture in Place-shaping 보고서에 따르면, 43%의 응답자가 교육 여건을, 44%의 응답자가 지역의 예술적 요건을 중요 사항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음
  • • 여기서 예술적 요건이란 극장, 갤러리와 도서관 등의 사람들이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고 즐기려 모이는 공간을 의미하며, 퍼포먼스, 전시, 축제 등의 문화행사는 도시의 쇠락을 막고, 도심을 방문하고 교류하기 좋은 곳 만듦
  • • 동 조사에서 68%의 응답자가 커뮤니티 소속감 증진에 이러한 문화행사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하였고, 36%의 응답자는 예술과 문화가 그들의 삶에 필수적이며 이것이 응답자들의 웰빙에 기여한다고 응답하였음
  • • 이는 Hull 의 도시 문화프로그램 평가에서도 나타나는 반응으로, 90%의 Hull 지역 주민이 프로그램 기간 동안 문화 활동에 참가했으며, 그 중 80%의 주민들이 프로젝트 참여로 인해 더 행복을 느꼈다고 응답했음(Serota 2019)




▮ 2018년 정부지원의 창조도시 성공을 계기로 문화발전기금을 설치ㆍ운영

2018년 영국은 지역의 도시가 창조적이고 문화적으로 성장하는데 투자하기 위해 2천만 파운드 규모의 문화발전기금(CDF, Cultural Development Fund)을 설치하였음

  • • 2018년 초, 창의산업 분야 협상(Creative Industries Sector Deal)이 시작되면서 정부는 문화를 통한 지역성장을 위해 향후 2년간 2천만 파운드를 투자하는 문화발전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함


문화발전 기금은 구체적인 예술기구이나 문화적 장소에 기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지역에 초점을 두어 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출범시킨 창조 거점 도시들의 성공을 바탕으로 기획되었음

  • • West Country 에 있는 Bristol Temple Quater는 디자인, 미디어, 음악 산업에서 수천 개 고용을 창출하였음
  • • Hull이 2013년 영국의 문화 도시(city of culture)로 선정된 후, 4년 동안 £3billion 의 투자를 받으며, 관광 산업에서 연 £300million에 다다르는 경제 창출 효과와 2017년 8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문화와 창조산업에 집중된 투자가 지역에 의미 있고 중요한 경제적 성장에 기여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것에 대한 확고한 증거로 작용하였음
  • • Margate의 Turner Contemporary art gallery는 연간 400,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Kent 에 £68million의 경제 창출 효과를 보고 있으며, Margate에 150여개의 새로운 사업체가 형성되는 것에 도움을 주었음
  • • 2018년 여름 35%의 방문객들이 Turner Contemporary art gallery를 보기위해 Margate에 방문했다고 응답, Folkestone Triennial Exhibition의 설립과 Creative Quater의 개발은 예술이 사람들이 이전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지역으로 끌어들이고 방문하게 하며 지역 사업체들의 발전에 기여하였음


이와 같은 도시들의 성공은 예술과 유산, 창조산업 전반에 걸친 상당한 투자가 진정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예술과 문화가 도시 지역의 경제 성장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고 계량화 할 수 있는 기회임

문화발전기금지원자가이드(2018) 에서는 기금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 문화와 창조산업을 정의하고 있으며, 문화발전기금에서 지원대상인 문화와 창조산업이란 아래와 같음

  • • 예술, 박물관, 도서관, 건축과 자연, 무형유산을 포함하는 유산과 상업적 창조 산업을 포함
  • • 창조산업은 창의적 직업군(creative occupations)의 비중이 높은 산업군을 의미하며 창조산업의 목록은 광고, 건축, 예술&문화, 공예, 크리테크(createch), 디자인, 패션, 게임, 음악, TV & 영화, 출판 등임
  • • 창조산업의 정의는 산업적 접근을 기반하고 있지만, 문화발전기금 지원자들에게는 장소기반의 파트너쉽, 컨소시엄 형성 등 실질적 추진체계를 중요한 조건으로 강조하고 있음

 



 

▮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DCMS) 소관으로 문화발전기금 설치

문화를 통한 지역성장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도시가 창조적이고 문화적으로 성장하는데 투자하는 문화발전기금을 2천만 파운드 규모,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DCMS) 소관으로 설치됨

영국정부가 문화와 창조산업 분야에 기대하는 “Great Art and Culture for Everyone”을 고려,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며 문화와 창조산업에의 접근을 늘리고 다양화하고, 지역 주민들의 창조산업에서의 커리어를 개발하는 기회를 넓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

문화발전기금(CDF)의 목표는 지역기반 문화 이니셔티브와 창의적인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문화 중심의 경제 성장과 생산성 전략을 개발하여 지역 주민들의 기술과 지식을 기반으로 살고, 일하고, 방문하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고자 함

 




 

▮ 문화예술위원회(ACE)에서 사업 및 기금관리, DCMS에서 대상자 선정

전략적 기금운영을 위해 문화예술위원회(ACE)에서 문화발전기금 대상사업을 선정하고 기금을 관리함

  • • 기금은 Arts Council England (ACE)의 온라인 기금 관리 시스템 Grantium으로 관리됨


지역의 파트너쉽 관계를 통해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연합(consortium)을 이끌 지방정부, 지역 기업 파트너십 등 조직에서 지원 가능하며, 반드시 지방정부일 필요는 없음

  • • 리드 기구(lead organisation)는 제안한 사업의 목적에 적합한 최소한 하나의 문화, 유산, 창조산업 분야의 기구과 파트너쉽이 있어야 하며, 파트너쉽은 2개 이상의 지방정부, 또는 시 단위, 문화단체 연합, 지역 사업체 파트너쉽, 연합을 이끌 공공 또는 민간분야 등을 의미함

지역은 재생을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정 지역의 여러 프로젝트에 입찰 할 수 있으며, 창조적 인 사업을 위한 새로운 공간, 역사적인 건물을 다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사용하거나 재개발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음

사업은 최소 3백만 파운드에서 최대 7백만 파운드까지 신청 가능하고 신청자는 최소 20%의 부담금(기업 스폰서쉽, 개인 기부, 크라우드 펀딩 등 비 공적자금 포함 필수) 확보해야 함

  • • 매칭펀드는 최소 요건으로 20%를 부담하도록 제시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매칭펀딩 비율이 높을수록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함
  • • 파트너쉽과 매칭 펀딩은 비 공적 자금(예: 기업 스폰서쉽, 개인 기부, 크라우드 펀딩) 일부를 반드시 포함해야 함


지원을 통한 혜택과 성장이 도시와 마을 내 지리적 지역에 어떤 방법으로 공유될지, 지역 내 특정 사회-경제적 그룹 내의 개인들에게 기회가 돌아갈지 등을 고려하도록 권장함

또한 지역 간 형평성과 균형발전을 위해 런던 이외의 도시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어 런던지역과 런던에 주소지가 등록된 단체는 기금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개인도 제외됨

지원된 사업이 소득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사회적 투자(social investment)를 요구 할 수 있음

  • • 사회적 투자란 투자에 의한 경제적 보상뿐만 아니라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추구하는 것을 지칭하며, 사업이 수익구조가 있다면(e.g. 스튜디오 제공자, 창조산업 공간 운영, 교육 확장 등) 지원자들은 현금흐름(cash flow)과 예상 수익을 언급해야 함


지원자 평가, 지원협약(funding agreement), 기금 모니터링을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ACE에서 추천된 전문가 자문 패널에 의해 평가됨

전문가 자문 패널은 DCMS 장관에게 보내질 마지막 단계의 추천을 위해 다양한 지역과 지역 규모, 지역의 경제적 특징을 등을 고려한 균형 잡힌 기준(balancing criteria)으로 심사함

ACE의 다른 기금과는 다르게 문화발전기금의 재원이 DCMS이기 때문에 최종 기금수혜자는 DCMS 장관이 결정함




▮ 지방분권이 지자체 재정력 격차에 의한 문화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영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예산부족, 사회문제 해결비용, 경기침체 등으로 문화재정 지출 효율화 요구를 겪고 있으며, 한정된 예산에서 사업 효과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음

문화관련 중앙부처에서 지역의 문화적 발전과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예산(혹은 기금, 교부금)을 별도로 편성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이 문화사업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였음

  • • 영국은 2018년 지역 간 문화적 형평성과 균형발전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문화발전기금(CDF, Cultural Development Fund)을 설치ㆍ운영


지방분권과 관련하여 지역의 문화사업 축소와 쇠퇴, 지역 간 문화적 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문화관련 중앙부처에서 중요한 정책영역으로 추진하고 있음

우리나라의 경우 구조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세입보다 세출이 항상 많고 많은 부분을 중앙정부로부터 의존하도록 되어있어, 지방분권 시 사무이양과 재정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실제 사업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지방분권 시 재정적 대책이 필요함

특히 지방재정이 열악한 실정에서 사회복지 등 의무지출에 대한 부담을 고려하면, 문화사업에 대한 투자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역 간 문화격차 완화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한 문화사업을 위한 방안 마련이 중요함

 


 

 

▮ 참고 문헌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9).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재원확충에 관한 연구. 문화체육관광부(연구책임 : 윤소영, 정보람).

ACE(2018). Annual Report and Accounts 2018/2019.

DCMS 홈페이지(접속일 2019.12.18.). (https://www.gov.uk/government/organisations/department-for-digital-culture-media-sport)

Nicholas Serota(2019.Aug 26). Why the arts can lead the revival of Britain’s towns, The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