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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 2008

그가 말했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5. 10. 10:18

그가 말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두통 같은 고독 때문에 슬프다고 그가 말했다. 황선홍 선수가 골을 넣고 세 번 손을 내저었던 것은 아내에게, 딸에게, 그리고 아들에게 보낸 자랑스런 선물이라고 벌써 사 년 전 얘기인데 티브이 화면 속에서 눈물이 울컥거릴 때였다. 마침 아무도 없는 텅 빈 오후였으므로 나는 울고 있었는데 울 일도 아닌데 무엇 때문인지 나도 모르는데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라고 그래도 안되면 술 한 잔 마시고 따뜻하게 목욕도 하고 일찍 잠들라고 별에게 내가 말했다

 

 

  

 

    *2002년 6월 9일 그 때까지 비운의 축구선수였던 황선홍 선수가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첫 골을 넣었다. 1998년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여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했던 아픔을 딛고, 첫 골을 넣고 난 뒤 그는 세 번 손을 가로저었다. 그것이 자신의 가족에게 보내는 신호였다고 티브이 방송에서 얘기할 때,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이유가 뭘까? 나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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