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선물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1. 4. 10:40
 

선물



빈 노트를 선물하고 싶어요

아무 것도 쓰여지지 않은 노트를

내가 날마다 바라보는 나무의

나뭇잎 만큼의 갈피가 담긴

빈 노트를 드리고 싶어요

날씨라든가 그 날의 기분이라든가

아니면 그 무엇이라도 좋아요

그 빈 노트를 돌려받을 수는 없어요

이미 무엇인가로 채워져 갈

빈 노트는 영원히 빈 노트가 될 수 없으니까요

호수가 될지

숲이 될지

내가 걸어갈 수 없는 길이 될지

알 수 없는 일

나는 이미 투명히여 깨질 것 같은

당신의 숨결 속에

눈밭으로 내려앉은

빈 노트이니까요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신  (0) 2007.01.07
약속  (0) 2007.01.07
안아주기  (0) 2007.01.03
강물에 대한 예의  (0) 2007.01.01
전등을 신봉하다  (0) 2006.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