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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촉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5. 5. 22. 00:22

 

 

시집 「촉도」 2015.5.10 , 시학

 

미루고 미뤘던 시집이 발간되었다. 해설은 서울시립대 정유화 교수가 꼼꼼하게 시의 속살을 짚어 주었고, 표지 그림은 큰아들 나영규가 지난 해 생일 선물로 주었던 유화를 그대로 썼다.

 

생각해 보니 1980년 울림시 동인지 「우리 함께 사는 사람들 」 1집, 2집에 작품을 발표한 이래 나름대로는 열심히 쉬지 않고 시업에 매달려 왔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이고 펜 끝은 여전히 무디다.

 

제대한 이후 처음 썼던 시였나? 동인지 1집에 실렸던 시 한 편 소개한다.

 

오늘

 

나무들의 황금 음표를 망가뜨리고 내 심장의 끈을 끊어 하늘에 던져버린 저 형편없는 바람에 대해 원망하지 말 것

 

가장 불투명한 낱말로 다가와서 억센 힘살로 짓누르는 어떤 소문에 대해서 식욕을 느끼지 말 것

 

우리는

발송계 문턱에걸터앉아우편배달차를 기다린다

 

우리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이 바람의 땅에 살고 그 땅엔 선홍의 웃음이 열매로 매달리고 어디선가 전화가 길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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