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들 4
― 달의 말

나는 밤마다 세상 위에 매달린 스피커다
처음에는 입을 조금만 연다 사람들이 내 빛을 핑계로 말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는 듣는다
골목의 주장들 창문을 넘어오는 확신들 정답처럼 말해지는 추측들 며칠 지나면 내 입은 점점 커진다 보름이 되면 나는 거대한 스피커

도시는 나를 향해 말을 던지고 나는 그것을 둥글게 모아 다시 세상 위에 흘려보낸다
말이 너무 많았다는 듯 입을 접고 빛을 줄이고
마지막에는 아주 얇은 미소 하나만 남는다
내가 줄어드는 동안에도 세상은 더욱 밝아진다
문학의식 2026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