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5. 5. 2. 11:11

종지기

중심을 잃고 휘청거릴 때 어디선가 종이 울린다  나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숨죽여 우는 사람이 오고 있는듯 아니면 언 땅을 디밀고 올라오는 새싹의 숨소리처럼 다가온다  온갖 더러운 속셈을 내려치는 죽비라치면 정신이 번쩍들만도 한데 가여운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따스함은 무엇이란 말인가 심산유곡 내 마음의 벼랑끝에 매달린  종은 휘청 나락으로 떨어지려는 몸을 일으켜 세운다 당신에게도 그런 종지기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