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5. 1. 20. 13:36

7번 국도

 

 

북행,

밀려 내려오는 바람을 피할 수는 없다

우리에게 밀려오는 외로움도 저와 같아서

저절로 눈시울 뜨거워지고 살이 에인다

남하하는 새떼들 묵묵히 하늘가를 스치고 난 후

한 마디 울음소리가 가슴에 서늘할 때

오른쪽 팔목을 잡는 바다

끝끝내 따라온다

줄 것도 없고 받을 것도 없는 공의 바다

옆구리 쪽으로 통증이 기운다

관동팔경의 몇 경을 지나왔나

절벽에서 꽃을 따던 신라 할배

백 보 바다로 나아가 보니

흩뿌리는 눈보라가 저 홀로 마을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