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나한 24-네가 있던 자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12. 15. 15:43
나한 24
-네가 있던 자리
아직은이란 말 속에는
언젠가라는 일방의 약속이 숨어 있다
아주 먼 곳에서 아직 살아 있다고
꽃 지듯 걸어온 소식에
언제나 주어가 되지 못한
뒷길의 서성거림이 흔들리는 것인데
아직은과 언젠가 사이에 놓인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감고 있다
아직은 살아 있고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 품고 있는
눈물 한 방울
삼십 년 은행나무
하늘을 머리에 이고
땅 밑 송수관을 뿌리로 감싼 죄로
한나절 지나 사라졌다
아직은 과 언젠가 그 넓은 공터에
PS 2023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