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11. 23. 15:00

나한 61

 

사람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뭇가지에 잠시 머무는 새도 흙이 씻겨나간 땅을 움켜쥐고 있는 나무도 죽은 이를 지키고 있는 저 돌도 자신들의 말을 내뱉고 있는데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나는 새도 나무도 돌도 되지 못한 채 어두운 귀를 의심하고 있을 뿐이다

불교와 문학 2023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