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7. 4. 18:28

강가에서

 

아득한 강

저편 바라보면

건널 수  없어 나는 좋아라

두터운 침묵의 옷을 입은

미루나무 흔들리듯

꿈꾸기도 황홀하여라

 

강나루 너머로

한 사람이 지나간 길이

끝나고

눈빛으로  뛰어넘어

유리창 같은 봄날을 깨뜨리면

전기침을 하며 일어서는

강둑에 서서

 

건널 수 없는 저편

가보지 못한 한 마음을 꿈꾸는 일과

노을과 함께

독백을 지우는 일은

기쁨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