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5. 30. 22:11
대화
너무도 멀리서 달려왔기에
바다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길을 잃어버린 사내는
면벽하듯 바다를 바러보며
마른 등을 뒤로 한 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녹음이 되지 않는 한낮은
파도가 치고
담배연기가 흩어지고
그림엽서 같은 바다새는
빈 가슴을
먼 바다
깊은 섬으로
숨겨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