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5. 5. 14:20

 

악역을 떠맡은 하수인이였을까

시키는대로 충직하게 어김없이

해치우는 망나니였을까

먹을 것을 가져오라

음식을 입 가까이 나르며

도대체 주인이 누구인지 조차

알지 못하는 사내였을까

 

손은 지금 복역중이다

평생을 노동역에 처해져

때묻은  발을 씻어내며

헛것만 보이는 눈물을 닦아내며

굴종의 외로움을, 미덕을

배우고 있다

 

마음이 평화로울 때

비로소 가지런히 모두어지는

거룩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