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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코로나 발생의 원인 중 하나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4. 14. 13:07

“기후변화, 코로나 발생의 원인 중 하나다”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
‘미래학의 대부’ 데이토 교수·최재천 교수와 화상 대담

윤형준 기자

입력 2021.04.14 03:00 | 수정 2021.04.14 03:00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코로나 숙주로 지목받는 박쥐의 서식지가 열대지방에서 중국 남부 온대지방까지 확대됐고 이 박쥐가 사람과 접촉하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것이다.

13일 ‘코로나 이후 인간성 회복의 길’을 주제로 열린 조선일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웹+세미나)에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최근 100년간 온대 지역에 40곳 이상의 박쥐 서식지가 새로 생겨났는데, 온대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아 인간과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후변화는 코로나 발생의 여러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13일 오전 화상회의로 열린 조선일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에 참석한 짐 데이토(왼쪽) 미국 하와이대 교수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두 석학은 "코로나를 계기로 삼아 기후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닷컴

 

◇“환경과 상생할 새 체계 마련해야”

 

이날 웨비나는 최 교수와 짐 데이토 미국 하와이대 교수가 참여했다. ‘미래학의 대부’로 불리는 데이토 교수는 1967년 앨빈 토플러와 함께 ‘미래 협회’를 설립, 미래학이란 학문을 개척한 선구자다. 그는 “경제 발전만 추구하던 인류가 처음 환경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인류와 환경이 상생할 수 있는 새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는 인류를 멸종시킬 수 없지만, 기후변화는 인류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는 숙주인 인류가 존재해야 번식하지만 기후변화는 그런 조건이 없는 대재앙이라는 것이다.

데이토 교수는 “기후변화는 여러 국가 간 협력을 통해 풀어가야 할 문제”라며 “한국은 미국 외에도 중국·베트남 등과 협력해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데이토 교수는 현재 코로나 상황을 ‘야구 경기’에 비유했다. 그는 “코로나 감염자가 늘었다가 줄고 있긴 하지만 완전 종식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며 “야구 경기가 최종 승부가 날 때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처럼, 코로나 상황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예전엔 환경에 무감각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환경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느냐’며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깨달았을 때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토 교수는 “인류는 지난 200년간 온화한 기후 덕에 풍요롭게 살았지만, 기후가 바뀌면 농업 생산성이 급락해 생존에 위협이 된다”며 “기존 경제 체제의 문제점이 드러났으니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가 2년째 이어지면서 삶의 방식은 이미 많이 달라졌다. 데이토 교수는 “크리스마스 때 온 가족이 원격 화상회의로 모이는 건 익숙해졌다”며 “원격 비(非)대면 근무 방식은 코로나 이후에도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대담도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데이토 교수는 “과학기술이 계속 발전하면 인류가 일하지 않고도 풍요를 누릴 날도 올 수 있다”며 “다만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계층 간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교육 등 사회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