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은 하얗다 1991
불빛과의 대화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4. 11. 23:20
불빛과의 대화
이 깊은 밤에도
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이 있다
참아내려해도
끝내 참아내지 못하는
고통의 신음소리
감옥으로부터
병실로부터
따스한 시간의 둘레로
모여드는
모여드는 겨울의
불나방들
이 깊은 밤에
하루만큼의 고통을
제 가슴에 묻어버린
가시돋은 꿈들을 바라보며
문득 이제껏 배우지 못한
수화를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