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8. 28. 17:34

소품들

헝클어진 머리칼, 입술이 깨진 찻잔, 다리가 부러진 밥상인지 책상인지 용도가 불분명한 저 자세, 주인공이 분노에
가득차서 제멋대로 휘젓고 내버린 풍경의, 저 소품들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시간이 온몸에 퍼진 균열의 미소를 담을
수 없어서 나는 모른 척 이 생을 지나가기로 했다. 안녕이란 말은 늘 몇 구비 휘인 먼 길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