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세설신어] (202) 금불급고(今不及古)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3.20. 03:05 근세 홍콩의 저명한 서화 수장가 진인도(陳仁濤·1906~1968)가 쓴 '금궤논화(金匱論畵)'를 읽었다. 지금 그림이 옛것만 못한 원인을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그림에서 지금이 옛날에 미치지 못하는(今不及古) 것은 무엇 때문인가? 옛사람은 생활이 간소하고 질박해서 먹고살 도리를 구해야 하는 급박함이나 세상에 이름을 남기겠다는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일생토록 기예를 익혀, 오랜 뒤에는 절로 신묘한 조화를 두루 갖추게 된다. 지금 사람은 물질의 유혹에 빠져 생활에 아등바등한다. 입고 먹는 것을 다만 그림에만 의지한다. 조잡한 작품을 마구 그려 대량 생산하거나, 이름난 거장의 그림을 따라 익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