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정원 된 폐바지선… 마음 챙기는 무인도 체험… 날 부르는 ‘새로운 여행’
[박경일기자의 여행]
- 문화일보
- 입력 2024-11-21 09:09
- 업데이트 2024-11-21 09:42
부산 영도 물양장 부근의 폐바지선을 활용해 만든 해상 정원.
■ 박경일기자의 여행 - 혁신적 여행 콘텐츠 선도하는 관광벤처들
여행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이끄는 건 수요자의 다양한 욕망이지만, 여행이 바뀌고 있다는 건 ‘공급의 변화’로 감지된다. 여행의 중심이 ‘소유’에서 ‘체험’으로 이동하는 것도, 반려견 여행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것도, 결국 ‘여행산업의 변화’로 드러난다는 얘기다. 시작은 소비자들의 수요였지만, 변화를 견인하는 건 체험 프로그램 개발이나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과 확대다. 결국, 여행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건, 우리 여행산업이 수요자들의 변덕스러운 욕망과 기대를 탄력적이고 기민하게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다. 달라지는 여행의 중심에는 관광벤처 기업이 있다. 관광벤처는 지난 12년 동안 한국관광공사가 관광기업의 발굴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말 그대로 ‘전력투구’해 지원해온 분야다. 사업 초기 미비한 사업적 역량에다 경험 부족까지 겹쳐 좌초되곤 했던 관광벤처 기업들이, 이제 그동안의 실패를 자산 삼아 다양한 아이디어와 과감한 실행력으로 지역의 문화를 앞장서 이끄는 여행콘텐츠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콘텐츠 개발 수준을 뛰어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거나 여행산업 생태계 구축까지 꿈꾸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소위 ‘대박’을 터뜨린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직 없지만, 지금 분명한 건 여행기업이 여행의 변화를 이끄는 당당한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벤처 기업은 수익구조 마련이라는 기업의 존립 차원을 넘어 여행에 대한 가치를 새로 제고하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속가능과 친환경 등 가치를 지향하고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등의 사회문제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달라지고 있는 여행의 방향과 이런 변화를 앞서 이끌고 있는 관광콘텐츠를 하나하나 들여다봤다.
1. 로컬 여행, 새로운 경험의 공간
부산 ‘무명일기’ 누적 20만 방문
문화공간으로 일대 상권도 형성
# 영도의 역사적 가치를 음식으로… ‘영도소반’ = 부산 영도의 물양장에는 1959년 지어진 보세창고를 리뉴얼한 ‘무명일기(無名日記) 라운지’가 있다. 시각디자이너 출신 대표가 ‘진짜 부산’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시작한 게 ‘무명일기’ 브랜드이고, 무명일기 라운지는 그 브랜드의 콘텐츠가 구현되는 중심 공간이다.
무명일기 라운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자체 제작 편집숍이기도 하고 문화공연과 예술전시, 커뮤니티 행사 등이 열리기도 한다. 공연이나 행사가 없을 때는 감각적인 분위기의 카페테리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라운지가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 5년간 누적 방문객이 20만 명을 넘겼다. 폐창고가 즐비한 영도의 물양장 일대에서 상권형성의 이른바 ‘앵커 스토어’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무명일기는 라운지에 이어 두 번째 서비스공간을 곧 선보인다. 무명일기 라운지가 보세창고를 개조한 공간이라면 두 번째 공간은 지역의 흉물로 치부되고 있는 폐바지선을 활용해 만든 정원이다. 폐바지선을 팝업스토어 공간으로 바꿔내는 이른바 ‘부유식 해상정원’ 프로젝트다.
부산 영도의 ‘무명일기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브런치 도시락 ‘영도소반’. 영도의 지역적 특성을 드러내는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무명일기에서는 커피나 음료 등도 팔지만, 대표상품은 ‘영도소반’이다. 소반(小盤)은 식기를 담아내는 작은 밥상. ‘영도소반’은 영도를 기반으로 한 ‘브런치 도시락’ 메뉴다. 산물(産物)의 차원을 넘어 역사적·문화적·공간적 특성을 음식으로 드러냈다. 형태는 브런치 도시락인데,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부산, 그중에서도 영도를 경험할 수 있는 음식으로 구성됐다. 아직은 지역적 특성이 ‘작명’ 수준이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콘텐츠 개발이 고도화되면 지역적 특성을 더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도소반을 구성하는 음식을 보자. 영도는 국내 최초로 고구마가 재배된 곳. ‘조내기고구마 고로케’는 그걸 상징한 메뉴다. 국마를 키우던 목장이란 역사적 사실을 드러내는 건 ‘절영마 당근라떼’. 제주 해녀가 첫 바깥물질을 나온 지역에서 착안한 ‘해녀 카르파쵸’가 있고, 6·25전쟁 당시 피란민의 애환을 담은 ‘이북식 기지떡’이 있다. 영도소반은 예약이 필수인 메뉴인데도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른 기업은 = 관광벤처 기업 ‘리한컬쳐’는 예술과 지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전통 숙박관광을 결합한 형태의 여행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도시락 들고 팔도강산 고택음악회’를 기획해 전통마을인 대구 옻골마을에서 클래식 공연을 개최했다. 관광플랫폼 ‘페어플레이’는 이른바 ‘MZ세대’를 상대로 자연과 아웃도어 여행에 대해 여행상품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가족이나 동호회, 동창회 단위의 숙박이 포함된 전통적 형태의 여행이 아니라 혼자 혹은 둘이서 짧게 다녀오는 하나의 취미나 놀이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한다. 러닝, 하이킹, 백패킹, 캠핑, 수상레저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주된 상품이다.
서울 역삼동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 관광벤처 기업 ‘마초의사춘기’가 조성한 라운지.
2. 시니어가 여행 트렌드를 선도한다
바바그라운드 여행앱 ‘노는법’
4050 모임구성·체험상품 판매
# 4050세대 여성들이 원하는 여행… ‘노는 법’ = 과거 여행기업들은 하나같이 ‘가족여행’을 타깃으로 삼았다. 같은 여행이라도 소비자의 성별이나 세대별로 여행에 기대하는 바는 서로 다르지만, 여행상품은 그걸 구체화하지 않았다. ‘두루 다 만족하는 여행’을 추구하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여행’이 되곤 했던 이유다.
바바그라운드의 인터넷 앱 기반의 여행 커뮤니티 ‘노는 법’은 타깃이 분명하다. 여행을 전제로 한 커뮤니티 공간을 이용자들에게 제공, 사용자들이 성별·연령, 혹은 관심사에 따라 모임을 만들도록 유도한다. 해외여행이나 국내 명소 여행 등 본격 여행 관련 모임도 있고, 주말여행이나 짧은 나들이 모임도 있다. 공개 TV 프로그램 방청이나 ‘만나서 차 마시고 음악 듣는’ 모임도, ‘글 쓰고 토론하는’ 모임도 있다.
이들이 매칭을 통해 여행상품을 선택하기도 하고, 애초에 모임을 겨냥해 여행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여행상품을 팔지만 특정 성별·연령별 커뮤니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기존 여행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노는 법의 주 타깃이자, 가장 열정적인 지지자는 이른바 ‘4050세대 여성’이다. 여행의 욕구가 상대적으로 큰 이들 세대들은 주로 폐쇄형 커뮤니티 등을 통해 또래 여행모임을 찾지만, 구성원의 신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커뮤니티 대부분이 제한 없는 계정생성으로 구성원을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노는 법은 본인인증을 통해 이용자들의 성별이나 연령대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서로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있어 신뢰도가 높다.
노는 법에서 돋보이는 상품은 중장년 여성 대상의 맞춤형 웰니스 프로그램. 특히 농어촌 지역 로컬자원에 대한 정보축적으로 다양한 체험여행을 내놓고 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은 중장년 여성 여행 상품이, 젊은 여성 대상 상품과 어떤 차이가 있냐는 것. 여기에 대한 바바그라운드의 대답은 분명하다. 중장년 여성들이 원하는 건, ‘모든 것이 준비돼 내가 신경 쓸 게 별로 없는 여행’이라는 설명이다. 노는 법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 대부분이 체험과 식사, 숙박이 다 포함돼 있는 이유다.
◇다른 기업은 = 관광벤처 기업 ‘써드 에이지’는 일하고 싶은 서드 에이지(Third Age),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를 관광을 매개로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꾸러미를 배달하는 ‘큐레이션 구독 박스’부터 시니어들의 경험과 능력을 지역 내로 연결해주는 ‘지식공유 플랫폼’, 여행 등을 통해 시니어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기회탐방형 여행 등을 진행하고 있다. FOCC는 시니어 세대의 여가플랫폼을 통해 시니어 맞춤 여행을 개발하는 여행 스타트업이다. 시니어 맞춤형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여행의 추억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시니어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숙박, 식사, 관광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향후 수익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3. 무인도서 동물과 함께… 마음챙김
‘오알엔’ 무인도 여행 전문화
손수 불피우고 섬 탐사 모험
#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 무인도 여행 = 관광벤처 기업 ‘오알엔’은 ‘무인도 여행’을 전문적으로 진행한다. 최근 해양레저나 섬 여행, 캠핑, 오지체험 등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무인도 여행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많아졌다는 데 착안해 무인도 체험 프로그램 ‘아일랜두잇’을 만들었다. 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무인도에 체류하면서 불 피우기, 식수 구하기, 섬 탐사, 뗏목 만들기, 캠프파이어, 낚시와 채집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된다.
무인도 여행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높지만, 정보가 부족하고 인프라 부재와 각종 규제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여행상품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은 회의적이었다. 무인도까지의 교통편 부재, 어업관련 규제와 사유지 무단침입 문제, 자연 훼손 등을 우려하는 부정적 인식 등도 걸림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알엔은 7번에 걸친 무인도 체험을 통해 콘텐츠를 개발했다. 안전사고에 대비한 다양한 대안이 마련됐고, 법규 준수를 위한 기준도 만들었다. 해양정화 활동과 현지 쓰레기 수거, 환경정화 캠페인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았으며 주민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상생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다른 기업은 =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인 ‘댕플스테이’ 상품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던 ‘반려생활’은 반려동물 동반여행 플랫폼이다. 숙박예약을 통한 수수료를 수익구조로 삼고 있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가볼 만한 여행지 등의 정보를 꼼꼼하고 충실하게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종류와 몸무게, 원하는 반려동물 시설 등에 따라 적합한 공간을 소개해주는 플랫폼의 기능은 편리하다. 추천하는 프리미엄 숙소인 ‘반려생활 스테이’의 라인 업도 돋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이 주최한 사회공헌콘서트 ‘우리 모모콘’의 부스. 관광벤처 기업 ‘만만한녀석들’이 친환경 부스로 만들었다.
4.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고민
만만한녀석들 ‘테이블타임즈’
목공집기로 친환경 공간연출
# 버려지는 것들을 줄이자… ‘만만한녀석들’ = 관광벤처 기업 ‘만만한녀석들’은 한국관광공사의 글로벌 챌린지 사업에 힘입어 지난 8월 말레이시아 법인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10월에는 싱가포르에도 지사를 세웠다. 만만한녀석들은 목공집기를 활용한 친환경 공간연출 서비스인 ‘테이블타임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시·박람회를 비롯한 컨벤션 행사에 설치되는 부스와 시설물 등을 설치하는 일을 한다. 미감과 효율이 돋보이는 ‘공간 연출’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셈이다.
이 기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모든 재질을 플라스틱이 아닌 목재로 사용하며 1회용이 아닌 다회용 모듈방식을 적용했다는 것. 환경보전과 지속가능을 목표로 두고 개발한 것이다. 전시회나 박람회 공간에 빽빽하게 세워졌던 부스나 시설물은 모두 1회용. 행사가 끝나고 철거한 자재는 그대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됐다. 그러던 것을 테이블타임즈가 공간 연출 재질을 모두 목재로 바꾸고, 다회용 모듈 방식 목공집기를 활용하면서 폐자재와 쓰레기 양을 크게 줄였다.
올해부터 테이블타임즈는 목재로 만든 목공집기를 사용하면서 거둔 탄소감축 효과를 측정해 고객사에 리포트로 전달하고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목공소재를 사용하는 경우, 타소재 대비 탄소발생량을 22.7% 감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가 테이블타임즈가 쓰고 있는 국내산 목재는 수입산 목재 대비 탄소배출을 33.1% 적게 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감축한 탄소배출량을 계산해보면 테이블타임즈 목공집기 100㎏을 사용하는 경우 △나무 8그루를 벌목하지 않거나 △자동차 34㎞ 덜 운행하거나 △풍선 2280개 분량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효과 등을 거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닷밀 ‘워터월드’의 테마 룸에 구현된 꽃길. ‘마초의사춘기’가 연출했다.
테이블타임즈의 사업 분야는 축제,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로 확장되고 있다. 환경적 가치실현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기업 입장에서는 테이블타임즈의 탄소 감축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건 당연하다. 인천 상상플랫폼에서 개최된 인천 로컬 브랜드 팝업스토어 ‘제물포 웨이브 마켓’과 서울 더현대백화점에서 개최한 카카오페이의 ‘오래오래함께가게’ 팝업스토어,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된 ‘디 업패킹 팝업’ 등의 공간 연출을 담당하면서 1회성으로 인식되던 팝업스토어 시장을 친환경 행사로 변모시키고 있는 중이다.
인천관광공사에서 로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상상플랫폼에서 개최한 ‘제물포 웨이브 마켓’. 전시 부스는 모두 친환경 자재를 활용해 모듈방식으로 설치됐다.
◇다른 기업은 = ‘마초의사춘기’는 공간을 활용해 체험형 콘텐츠를 기획하는 공간솔루션 기업이다.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디어, 키네틱 등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기도 한다. 이 기업은 지속가능에 대해 일관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자연을 보호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를 통해 방문객들이 환경보호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의 숲을 보존하기 위한 나무 심기 행사나, 친환경 농법을 배우는 워크숍 등의 활동도 한다. 자연 속에서 야외 전시회를 열고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워크숍을 개최하며 친환경 건축물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방문객들에게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지속 가능한 여행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부산 영도 복합문화공간 ‘피아크(P.ARK)’ 내부 전경. 공간 및 콘텐츠 기획은 관광벤처 출신 기업 어반플레이가 담당했다.
5. 미래기술이 여행을 바꾼다
에이디오트 ‘호텔 전력 솔루션’
지능형 절감기술… 수출도 모색
# 에너지 효율이 관광에 미치는 영향… ‘에이디오트’
에이디오트는 에너지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건물에너지 관리시스템을 관리한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건물의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에너지효율을 개선하고, 에너지 절약방안을 도출한다. 관광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 회사에 ‘관광벤처 기업’ 타이틀을 달아준 건 호텔에 특화된 사업을 하고 있어서다.
에이디오트가 에너지관리를 하고 있는 호텔은 모두 14곳. 이중 4곳에서 구독형 서비스 방식으로 에너지효율 개선 솔루션을 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메인 분전함에 전력계측기만 설치하면 시간대별 층별 전력 소비량을 계측하고, 어떤 식으로 전력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제안해준다. 이를테면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전력요금 부과방식을 어떻게 이용하면 전기요금을 낮출 수 있는지, 신재생 에너지 도입이 에너지비용을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등을 인공지능(AI) 모델이 판단해 관리자에게 제안하는 방식이다.
에이디오트의 강점은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지능형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이 지능형 기술에는 빅데이터, AI, 에너지 최적절감기법 등이 활용된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국내 호텔은 물론이고 동남아 국가 호텔과 리조트 진출도 모색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일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은 “지속 가능한 관광과 신기술을 접목한 관광벤처 기업들의 아이디어와 도전이 관광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관광벤처 기업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경제와 한국 관광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의 ‘워터월드’ 프로젝트의 매표소 공간. ‘세계종말 이후’라는 대표 콘셉트를 낡은 이발소 의자 위에 식물이 자란 모습으로 표현했다.
◇다른 기업은 = ‘파이어니어스’는 자영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앱 기반의 외식 공동구매 플랫폼 ‘팀잇’을 운영한다. 오프라인에서 운영되는 식당, 카페, 술집 등의 온라인 판로를 제공한다는 건 기존의 배달 앱 등과 비슷하지만, 자영업자가 2인 팀 구매, 기프티콘, 이웃가게 묶어팔기 등 다양한 온라인 판매 방식과 이벤트로 매출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 팀잇의 특징이다. 대구 지역에서 시작된 이 플랫폼은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감소 인구, 관광으로 ‘충전’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 사업이 최근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배터리(BETTER里) 인구감소지역 활성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인구 확대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관광인구 충전사업’이다. 줄어드는 상주인구를 관광인구로 일정 부분 채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인구문제 해결에 특화된 맞춤형 관광콘텐츠를 가진 관광기업 발굴과 육성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9일 서울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에서 이 사업과 관련한 성과 공유포럼을 개최한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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